지난 10일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이하 공단)은 교직원 대표로 경조사 출장을 다녀오다 발생한 사고를 공상(公傷)으로 인정한다는 ‘의미’ 있는 결정을 내렸다.
충북의 한 고교 교직원 친목회 총무를 맡고 있는 李모 교사가 동료교원 부친상 장례식에 교장의 명을 받고 학교대표로 발인 조문을 하고 귀가하던 중 차량이 전복되는 불의의 사고를 당한 것에 대해, 경조사 출장을 교직원 상호간의 친목행위로 간주해오던 기존의 입장과 달리 공무상재해를 인정했기 때문이다.
학교현장에서는 이렇게 공무 중 불의의 사고로 한순간에 교직의 꿈을 접어야 하는 안타까운 일이 자주 발생한다. 그런데 더 불행한 사실은 이런 사고의 경우 업무관계 입증이 곤란해 실질적인 복지와 권익이 침해되는 사례들이 종종 발생해 왔다는 것이다.
공무원연금법, 동시행령, 동시행규칙에 따르면 공무상재해의 승인요건의 핵심은 공무수행 여부에 있다. 행정안전부 예규 제272호(2009.9.1)에 의하면 출장의 정의를 ‘상사의 명에 의하여 정규 근무지 이외의 장소에서 공무를 수행하는 것’이라고 규정하고 있고, 또 사례별 출장조치 가능 여부에도 ‘소속직원의 경조사에 기관대표의 자격으로 참석하는 2인 이내의 공무원에 대하여 출장조치가 가능함’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그럼에도 그동안 학교대표로 경조사 출장을 다녀오다 당한 사고를 공무상재해로 인정한 경우는 없었다.
우리가 이번 사례에 주목하는 이유는, 행안부의 예규를 명확하게 확인시켜 준 것과 교원의 복지를 한 단계 더 높이는 중요한 결정, 이라는 점에 있다. 그리고 한걸음 더 나아가 학교교육계획에 의한 교직원 체육행사(수요체육)시 발생하는 교원의 부상도 공무상 재해로 인정되길 기대한다. 수요체육행사 역시 단순히 교직원간 친목행사가 아닌, 직원 간 단합과 끊임없는 자기연수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 만큼, 이로 인한 부상 또한 공무로 인정해야 한다는 뜻이다.
더 이상 교과부는 교총의 교섭요구 사항을 나 몰라라 해서는 안 된다. 전교직원 참여, 학교장 승인, 수업에 지장 없는 시간에 실시 등 명확한 기준을 마련하고 이에 부합할 경우 공무상재해로 인정하는 방향을 찾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