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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대입 전형, 적극적 홍보 필요하다

‘복잡’한 것 아니라 ‘다양’함 이해해야
적재적소 인재선발이 사회 정의 실현


2011학년도 대입 경쟁의 막이 올렸다. 2차 베이비붐 세대라 불리는 올해 수험생들은 대학(전문대학 포함) 정원을 훨씬 뛰어넘을 만큼 공급이 넘친다. 게다가 내년에는 단계적으로 적용되는 2007 개정교육과정의 영향에 따라 수능시험이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특히 학생들이 까다로워하는 수리영역의 출제 범위가 확대됨으로써 사실상 올해 대입에 도전하는 학생들은 실패하면 재학생들(현 고2)에 비해 크게 불리할 수밖에 없다는 절박감이 엄존하고 있다.

수험생 자녀를 둔 한 학부모님으로부터 밤늦게 전화가 왔다. “선생님, 아이가 지난 9월에 수시모집에 네 개 대학 여섯 개 전형에 원서를 넣었습니다. 세 개 전형은 이미 불합격 통보를 받았고 나머지도 여의치 않으면 정시모집에도 원서를 내야 한답니다. 도대체 왜 이렇게 전형이 복잡한 것이지요.…… 예전처럼 한 두 번만 할 수 없나요?” 답답하신 듯 혼자서 5분 가까이 볼멘소리를 이어갔다. 말씀이 길어지면서 감정이 고조되는 듯 “시험도 수능이 있는데 논술, 적성검사, 심층면접은 또 뭡니까? 게다가 입학사정관제는 아이의 소질이나 적성을 보고 선발한다는데 그걸 어떻게 알 수 있나요?”

소나기처럼 쏟아지던 말씀이 기운을 잃어갈 무렵 간신히 말허리를 잡았다. “학부모님, 한 가지만 여쭤볼게요. 사람은 무지개처럼 여러 가지 색깔을 갖고 있답니다. 그런데 한 가지 색깔만으로 그 사람을 판단한다면 어떨까요? 사람을 잘못 판단할 수도 있겠지요. 마찬가지로 대입 전형이 복잡한 것은 개인이 갖고 있는 다양한 색깔을 고려하자는 것입니다. 그러니 복잡할 수밖에 없겠지요.”

비유적인 설명이 효과가 있었던 듯 조금은 이해가 된 눈치였다. 사실 일선에서 진로지도를 하다 보면 대입 전형을 파악하지 못해 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또한 학생들도 저학년 때부터 준비하면 효과를 볼 수 있는 전형을 막상 입시를 목전에 둔 고3에 와서야 서두르다보니, 지레 겁먹고 포기하는 사례도 있다.

올 대입 수시모집은 성적 중심의 일반전형에 비해 학생의 소질, 재능, 환경 등을 중시하는 특별전형이 더 많은 인원을 선발한다. 특정 분야에 재능(수학․과학․외국어 우수, 기능 보유 등)이 있거나 학교생활이 남다르다고 인정될 경우(리더십, 봉사활동, 선․효행 수상 등) 그리고 가정환경(기초생활수급자, 다문화 가정, 사회적 배려대상자 등)이나 지역의 특수성(농어촌지역거주자 등)이 있다면 얼마든지 특별전형에 지원할 수 있다. 한 가지 분야에 오랫동안 관심을 갖고 노력한 점을 입증할 수 있다면 입학사정관전형을 활용할 수도 있다.

대입 전형의 다양화는 시험 점수로 줄을 세우던 방식에 익숙했던 세대에게는 무척 번거롭고 불편할 수도 있다. 일선 교사들 중에서도 현재의 전형 방식을 버리고 다시 옛날로 돌아가자는 분도 간혹 있다. 그러나 교육 선진국일수록 대입 전형은 매우 다양하다. 이제 지구상에서 한 줄로 줄을 세워 입시를 치르는 국가는 후진국에서도 찾아보기 어렵다. 그런 점에서 우리의 대입 전형은 앞으로 더 다양화될 필요가 있다.

지구촌에서 가장 교육열이 높은 대한민국. 그런 만큼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는 대학입시는 당사자뿐만 아니라 관련된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어찌 보면 점수 순으로 줄을 세워 선발하는 것이 가장 공평한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런 방법은 경험을 통해 ‘No’라는 답을 얻은 지 이미 오래다. 매년 발표되는 학술 부분 노벨상 수상자 목록에 아직도 대한민국 출신이 잉크를 묻히지 못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대입 전형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어갈 인재를 선발하는 리트머스 시험지나 마찬가지다. 그런 대입 전형을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많다면 이는 대입 전형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알기 쉽게 이해를 돕지 못한 교육 당국의 책임이라 할 수 있다. 분명히 말하지만 대입 전형은 복잡한 것이 아니라 다양할 따름이다. 수험생이 처한 특수한 상황을 감안하여 적재적소에 필요한 인재를 선발하는 것은 사회 정의와 국민 통합의 실현에도 꼭 필요하다. 대입전형이 아무리 훌륭해도 국민이 어려워한다면 이는 결코 바람직한 것이 아니다. 그래서 국민이 알기 쉽도록 대입 전형을 효과적으로 홍보하는 것은 국가의 의무이자 책임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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