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명문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 대학 교수 600여명이 대학의 등록금 최대 인상안에 맞선 정부안의 재고를 촉구하면서 이와 관련한 공공 조사위원회 설립을 주장했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 온라인판이 2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케임브리지대 킹스칼리지의 피터 드 볼라를 비롯한 이들 교수는 빈스 케이블 기업부장관과 데이비드 윌렛츠 대학장관 앞으로 보낸 공개 편지에서 "세계 정상급 교육과 연구를 계속 수행해야 하는 우리 능력과 관련된 가장 중대한 문제를 둘러싸고 정작 우리 자신은 (정부가 하라는 대로) '계기 비행'만 하는 꼴이 돼 실망과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면서 정부안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영국 정부는 연간 등록금을 최대 9000파운드(한화 약 1650만원)로 대학들이 인상하려면, 전제 조건으로 '공정한 기회 보장기구'(OFFA) 측과 협의해 소외계층 자녀들을 더 많이 입학시켜야 한다고 제안하고 있지만, 대학 측은 '교육의 질 저하' 가능성을 내세우면서 난색을 표하고 있다.
정부는 또 등록금을 최대한 인상하려는 대학에 대해 "정부 보조금이 최고 80%까지 삭감돼 그 삭감분을 등록금 인상분으로 충당해야 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은 상황이다.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 대학 교수들은 이에 대해 편지에서 "교무 분야에 대한 기금 조성을 심각히 저해하는 극히 위험한 법안이 너무 성급하게 추진되고 있다"면서 "이런 이슈들을 책임감 있게 다룰 공적 성격의 조사 위원회가 시급히 구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 양 대학은 내년 9월부터 등록금을 9000파운드까지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데, 정부 측의 빈곤층 우대 입학제안에 대해서는 실질적인 장학금 혜택을 늘리는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교수들의 서한은 때마침 윌레츠 대학장관이 정부안을 옹호하기 위해 케임브리지를 방문하기 하루 전 이뤄졌다.
정부 측은 등록금 최대 인상안이 '극히 예외적 상황'에서만 허용돼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주요 대학 대부분이 최대 인상안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하고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