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임용 교사들의 학교 배정을 앞두고 경기도내 초등학교들 사이에 '남자 선생님' 모시기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갈수록 학교의 남자 교사가 줄어들면서 빚어지는 현상이다.
11일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도교육청은 지난 9일 초등 신규교사 509명에 대한 인사를 발령했다. 이들은 지역 교육지원청별로 학교를 배정받아 오는 17일부터 근무한다. 학교 배정을 앞두고 각 지역 교육지원청에는 남자 교사를 보내달라는 '청탁(?)'성 전화가 각 학교로부터 밀려들고 있다.
이번 신규 배정 교사 가운데 여교사는 83.3%인 424명인 반면 남교사는 16.7%인 85명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43명의 신규 교원을 배정받은 수원교육지원청의 경우 남자 교사가 4명에 불과해 발령을 앞두고 각 학교로부터 "남자 선생님을 보내달라"는 전화가 잇따르고 있다.
이 교육지원청 관계자는 "교장선생님을 제외하고 남자 선생님이 한 분도 없는 초등학교도 많다"며 "이렇다 보니 각 학교에서 남자 선생님을 많이 원한다"고 말했다. 용인교육지원청 관계자도 "인사 때만 되면 남자 선생님을 보내달라는 학교의 민원 전화가 많이 걸려 온다"고 말했다.
수원의 S초교 교감은 "전체 교사 36명 가운데 남자는 3명에 불과하다"며 "이번 신규 교사 발령시 남자 교사를 보내달라고 교육지원청에 부탁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 교감은 "남자 교사가 부족해 학생들의 여성화가 심각하게 우려되고 있다"며 "많은 학교에서 출산 휴가 등으로 자리 이동이 많을 수밖에 없는 여교사보다 남자 교사를 원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현재 경기도내 전체 교원 가운데 여교사 비율은 72.8%에 이르며, 초등학교의 여교사 비율은 이보다 높은 78.0%에 달한다. 이같은 초교의 여교사 비율은 2006년 76.1%, 2008년 77.5% 등 매년 높아지고 있다.
남자 교사 부족에 따라 일선 교육현장에서는 정부 차원에서 학교의 남자교사 비율을 적정선까지 끌어올리기 위한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