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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재량학습 개선됐다” 초등교사 17% 불과

교총 개정교육과정 설문조사

“교사 교육 자율성 축소됐다” 56%
교육과정 혼재…종합대책 마련해야

올해부터 2007교육과정 교과서가 전 학년에 배정되고 2009교육과정이 적용되면서 교육과정에 대해 교사·학생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교총이 지난달 19~25일간 전국 초등교사 580명을 대상으로 이메일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교과서 난이도가 이전교과서에 비해 어려워졌다”는 의견이 67.8%로 나타났다. 또 학생들의 교과부담이 어떻게 변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64.5%가 ‘가중됐다’고 대답했다.



2009교육과정이 ‘학습부담을 줄이고 창의성을 기른다’는 목표와는 달리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는 것이다.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과목에 대해서는 사회·도덕(38.8%), 수학(26.6%), 과학·실과(11.9%), 국어(10.3%), 영어(5.7%) 순이었다.

창의적 체험활동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답변이 많았다. 교과부는 2009교육과정을 적용하면서 정보통신교육, 보건, 한자 등 3개 과목을 창의적 체험학습과정에 포함시켰다. 이에 대해 재량학습이나 특별활동 수준에 대한 질문에 대해 응답자 중 57.9%가 ‘변화없다’고 답했으며, 특히 ‘퇴보했다’는 의견이 24.8%나 됐다. 반면 ‘개선됐다’는 응답은 17.2%에 불과했다.

2년 단위로 학년군제를 묶는 것에 대해서도 ‘불합리하다’는 의견이 81.7%였다. 현실적으로 2년 단위로 담임을 연임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응답자 중 일부는 “담임교사가 2개 학년치 교과를 자율적으로 가르친다면 학습결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그러나 교과부는 당장 올해 1,2학년부터 2개 학년씩 묶고 수업시간을 20% 범위 내에서 학교 자율적으로 늘리거나 줄일 수 있도록 했다.

교사들의 교육 자율성도 ‘변화없거나 축소됐다’는 의견이 91%나 됐다. 무리한 제도 도입으로 인해 교사들의 수업 자율성이 퇴보됐다는 것이다. 특히 ‘2007교육과정 교과서로 2009교육과정을 가르쳐야 한다’는 푸념이 나오고 있다.

이런 혼란 속에서 개정된 교육과정에 대한 정보 전달도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들은 개정교육과정 정보 접근성에 대해 ‘그저 그렇다’는 35.5%, ‘부족하다’는 51.8%로 대답했다. 정보를 얻는 통로는 상급교육기관이 53.8%로 가장 많았다. 그러나 교과부 홈페이지에서 ‘2009 개정교육과정’을 검색하면 가장 최근 자료가 올 1월 27일에 올라온 중학교진로교육매뉴얼이다. 시·도교육청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과목별 보충자료도 부실하거나 다운받아 일일이 출력해서 사용해야 하는 형편이다.

집중이수제 도입도 부담이 되고 있다. 현재 초등의 경우 집중이수제가 학교 자율로 할 수도 있지만 대부분 학교에서 실시하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전학생 문제 등 집중이수제 도입 후 발생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한 대책이 있는가’에 대한 질문에 26.6%가 ‘있다’고 답해 집중이수제를 실시하거나 실시할 예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집중이수제 대책 마련은 곧 학교업무부담 가중으로 이어질 수 있다.

서혜정 교총 정책개발국 부장은 “2007교육과정과 2009교육과정이 뒤섞이면서 학교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며 “개정 교육과정 운영을 위한 교원수급 대책, 교육과정해설서 및 교과서 조속 보급, 창의적 체험활동의 실질적 효과 제고 방안 등 정부가 종합지원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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