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총은 서울시의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33.3%의 투표율에 미치지 못해 무효 처리됐지만, 전면 무상급식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교총은 무상급식 주민투표 이후 잇따라 발표한 성명에서 “앞으로 무상급식에 따른 폐해를 면밀히 모니터링 해 널리 알리고, 교육․복지 포퓰리즘 정책의 저지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선언했다. 무차별적인 포퓰리즘 정책의 해악은 이미 동유럽과 일본 등 많은 나라에서 확인된 만큼 교육자적 양심으로 두고 볼 수만은 없다는 것이다.
교육의 본질과 정체성을 지키기 위한 ‘교육․복지 포퓰리즘 정책 저지 및 불복종 운동 전개’와 더불어 교육을 정치 도구화하는 행태에 맞서기 위해 ‘교원의 참정권과 교원단체의 정치참여’를 강력히 추진하겠다는 뜻도 확실히 했다.
우선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참정권․정치참여 보장을 촉구해 나가는 한편 메니페스토 운동을 전개해 교육․복지 포퓰리즘 정책이 심판받을 수 있도록 전국 230개 지역별로 ‘교육정책감시단 119’ 활동을 전개한다는 계획이다.
교총 관계자는 “교육․복지정책은 국가의 재정형편과 더 시급하고 중요한 부분에서의 복지여건이 충족된 이후에 국민적 합의를 토대로 진행되는 것이 순리”라며 “이제 투표가 끝난 만큼 포퓰리즘 정책이 미치는 해악과 폐해에 대해 냉정히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정된 교육예산에서 무리한 무상급식예산 배정으로 인해 노후교실이나 낙후된 시설․화장실 개선 등이 후순위로 밀려나는 상황과 신선식품․우유 값 인상에 따른 학교급식 질 저하 문제, 낭비되고 버려지는 급식과 우유 등 그 폐해와 무상급식의 허구성을 면밀히 파악해 고발할 방침이다.
한편 교총은 헌법과 법률에 명시된 신성한 투표행위를 이른바 ‘나쁜 투료’로 몰고 간 일부 정치권 등에 대해서도 강한 유감을 나타냈다. 주민투표를 ‘나쁜 투표’로 규정, 투표거부 행위를 조장한 것은 자유민주주의 기본질서를 무너뜨린 그야말로 ‘나쁜 행위’라고 못 박았다. 주민투표 무산이 포퓰리즘 정책의 신호탄이나 면죄부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김동석 교총 대변인은 “학생들에게 대화와 타협, 민주적 절차에 따른 투표의 소중함 등을 교육해야 할 교육감이 ‘주민투표는 나쁜 투표’라며 불참한 모습을 보면서 서울의 교육자들이 어떻게 학생들에게 ‘선거와 투표는 소중한 민주시민의 권리이자 의무다’라고 교육할 수 있을 지 걱정이 앞선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