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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연구

'자유민주주의'는 안된다(?)

역사교과서 개발위원 9명 ‘민주주의’ 용어 채택 안 되자 사퇴

교육과학기술부가 새 역사교과서를 개발하기 위해 위촉한 ‘역사교육과정개발추진위원회’(위원장 이배용)의 일부 위원이 ‘자유민주주의’ 용어 사용에 반발·사퇴해 교과서 개발 일정에 차질이 예상된다.

'자유민주주의' 용어를 놓고 논란이 벌어진 것은 지난달 9일 교과부가 역사 교육과정을 고시하면서 한국사 부분에서 추진위가 제시한 ‘민주주의’ 용어 대신 ‘자유민주주의’를 채택하면서부터다. 교과부는 “대한민국의 헌법 정신에 입각해 국가 정체성을 분명히 하기 위해 수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자 교육과정 개발 실무진인 ‘역사교육과정 개발정책 연구위원회'(위원장 오수창) 위원들은 지난달 16일 “교과부가 일방적으로 '민주주의' 개념을 '자유민주주의'로 변경하는 과정에서 충분한 논의를 거치지 않는 절차상의 잘못을 저질렀다”며 “주로 시장과 경쟁, 남북대립을 강조한 이들이 사용한 학문적으로 정립되지 않은 용어를 쓰면 교육현장에 큰 혼란이 초래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19일과 20일에는 교과부 자문기구인 역사교육과정개발추진위원회 위원 20명 중 9명이 같은 이유로 사퇴 의사를 전했다.

이주호 교과부 장관은 19일 국정감사장에서 “고시를 철회하라”는 민주당 의원들의 질의에 “이미 확정 고시된 사안”이라며 철회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태진 국사편찬위원장도 “헌법에 ‘자유민주주의’라는 표현이 들어있고, 이 개념은 이미 사용되고 있는 2007 교육과정에서도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교과부는 이들의 사표를 수리할 방침이다. 교과부 관계자는 "오수창 서울대 국사학과 교수 등 사퇴한 9명의 전공을 보강해 남은 일정인 교과서 집필기준 검토를 하도록 하겠다"며 "위원회 역할이 검토와 자문에 한정되기 때문에 새 교과서 개발에는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유민주주의(liberal democracy)는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보장하는 헌법을 갖추고 입헌주의 틀 안에서 의사결정을 하는 이념·체제’를 말한다. 민주주의는 ‘국민이 주권을 행사한다’는 개념으로 인민민주주의나 사회민주주의 등도 포괄하는 것이다. 자유민주주의는 자의적 권력 행사에 대한 통제, 높은 투명성, 개인 권리 보호 등을 더욱 강조한다. 일부 학자들은 ‘자유민주주의’가 과거에 시장·경쟁·남북대립을 옹호하는 이념이었다며 부정적인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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