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장과 일부 학교 운동장에서 석면이 검출됐다고 시민단체가 밝히면서 학교 건물의 석면 실태에도 관심이 쏠린다.
교육과학기술부는 2009년 12월 전국 유치원·초·중·고 건물의 석면 관리에 대한 전수 조사를 최초로 실시하고 시도교육청이 개보수 공사 등을 통해 사후관리를 하도록 했다.
하지만 1년이 지난 2010년 12월 말 현재 학교 건물의 85% 정도에 여전히 석면이 검출되고 있어 좀더 강도높은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김춘진 의원(민주당)이 교과부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 '학교석면 전수조사 결과 및 향후 관리대책'에 따르면 교과부가 2009년 12월 전국 1만9815개 유초중고 건물의 석면실태를 조사한 결과 85.7%인 1만6982개교에서 석면이 검출됐다.
이 가운데 위험도가 높은 1등급(석면 훼손부위가 전체 면적의 10% 이상) 학교는 0.1%인 22개교, 2등급(훼손부위가 10% 미만)은 3.5%인 697개교였고 82.1%인 1만6천263개교가 3등급(석면 훼손부위가 없거나 아주 부분적인 경우)이었다. 나머지 14.3%인 2833개교는 석면 제품을 사용하지 않았다.
조사 1년 후인 2010년 12월말 기준 학교별 석면 관리 등급을 보면 1등급과 2등급 비율은 줄었지만 3등급은 여전히 많아 전체 학교 대비 석면 검출학교 비율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학교수가 1만9천866개교로 약간 늘어난 가운데 석면 검출학교는 1만6749개교로 84.3%의 학교에서 석면이 여전히 검출됐다.
다만 위험도가 가장 높은 1등급 학교는 22개교였던 것이 0개교가 됐고 2등급은 697개교이던 것이 124개교로 줄어 비율도 0.6%로 감소했다. 3등급은 83.7%인 1만6749개교였다. 석면제품 미사용학교는 15.7%인 3117개교였다.
학교급별 석면이 확인된 학교는 유치원이 6115개교(36.5%)로 가장 많았고 초등학교 5668개교(33.8%), 중학교 2813개교(16.8%), 고등학교 2003개교(12.0%) 순이다.
2등급 학교 124개교 중에서는 47개교가 고교, 43개교가 초등학교, 26개교가 중학교이고 유치원과 특수·각종학교가 각 4개교씩이다.
지역별로는 경기도가 2등급 학교 118개교를 포함해 3265개교로 석면학교가 가장 많았고 서울 1652개교, 경북 1천513개교, 경남 1천492개교 순으로 많았다. 적은 순으로는 제주가 244개교, 울산 265개교, 대전 345개교, 광주 440개교이다.
김춘진 의원은 "2009년 최초로 유·초·중·고 전수조사를 한 후 1·2등급 학교가 개보수를 통해 등급이 완화됐다"며 "하지만 3등급도 안전한 것이 아닌데도 학교에서는 석면 날림(飛散)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 학생·학부모 대상 교육과 홍보에 여전히 소홀하다"고 지적했다.
교과부는 이런 결과에 대해 "올해 안으로 2등급 학교 124개교에 대해 개보수를 완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교과부는 학교 석면 조사결과를 토대로 비산성, 훼손정도, 접근성, 잠재적 노출정도를 감안한 관리 우선순위를 정하고 교육청에서는 조사결과를 공유하며 학교에서는 자체 관리계획을 세워 학교 구성원에게 알리도록 할 방침이다.
아울러 건축자재의 훼손 상태나 기본정보, 잠재적 손상 정도 등을 포함한 종합관리를 할 수 있도록 학교 석면지도 표준화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교과부는 사용금지 기준(1%) 이상으로 검출됐다고 환경단체가 주장한 서울 양명초, 부산 몰운대초, 경기 과천고, 충남 설화중·음봉중·쌍용중, 경남 밀주초·하동초등학교의 감람석 이용 운동장에서 시료를 채취해 분석중이다.
교과부는 다음달 말께 분석 결과가 나오면 그 정도에 따라 원상복구 등의 조치를 할 예정이다. 조사 대상 학교들은 운동장을 가리개로 덮고 대체 운동장 등을 활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