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피우다 적발된 고교생에게 엉덩이 3대 때린 것이 과잉 체벌?"
방법과 정도가 사회통념상 '학생에 대한 상습적이고 심각한 폭력'이라고 보기 힘든 체벌을 한 교사를 중징계한 것은 징계권자의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라는 판결이 나왔다.
30년째 교사 생활을 하던 대구시 외곽의 모 실업계 고교교사 A(56)씨는 지난해 3월 자신이 근무하던 학교 학생생활지도실 문에서 '쾅' 소리가 나자 밖으로 나가 지나가던 학생 B군을 불러 손으로 뒤통수를 때리며 "조용히 하라"며 훈시를 했다.
이에 B군은 자신이 '쾅' 소리를 낸 것이 아니라며 소음을 낸 장본인인 동급생 C군을 데리고 왔고 A교사는 C군의 엉덩이를 대나무 막대기로 3차례 때리며 훈시를 한 뒤 돌려보냈다.
같은 날 오후 A교사는 학교 화장실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던 D군을 발견하자 다시 "담배를 피우지 말라"며 꾸짖은 뒤 대나무 막대로 엉덩이 3대를 때리고 돌려보냈다.
이런 체벌로 A교사는 대구시교육청 일반징계위원회에 붙여져 지난해 6월 해임처분을 받았다.
30년 교직 생활을 하면서 A교사는 '교수·학습방법 개선'에 기여한 점을 인정받아 대구시교육청에서 표창장을 받기도 했다.
이에 A교사는 자신의 행위 일부가 징계사유에 해당하지만 학교의 특성과 체벌의 경위 등을 감안하면 징계권자가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며 대구교육감을 상대로 '해임처분 취소소송'을 냈다.
대구지법 행정부(진성철 부장판사)는 25일 "학생들의 학업성취도나 수업태도 등 A교사가 재직한 학교의 특수성을 감안하면 교육적 수단으로 체벌이 필요하다"고 판결했다.
이어 "당시 체벌의 정도나 방법이 상습적이고 심각한 폭력으로 보기 어려운 만큼 원고의 비위를 고의 또는 중과실로 볼 수 없어 중징계인 해임을 선택한 피고의 처분은 지나치게 가혹하다"고 밝혔다.
한편 A교사의 체벌과 관련됐던 3명의 학생은 무단결석을 수십차례씩 하다 D군은 지난해 5월, B군은 지난해 연말, C군은 올 상반기에 모두 자퇴서를 내고 학교를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