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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욕설문화 바꾸려면?

꾸준한 캠페인, 법․제도적 장치 마련 필요
▨ 교총-교과부-충북교육청 ‘학생 언어문화 개선’ 컨퍼런스

비속어 최초 사용 시기는 초등4학년. 절반 이상의 청소년이 하루 중 3회 이상 습관적으로 욕설을 한다. ‘○발’, ‘○나’, ‘미친○’ 등의 단어에 대해 욕설이긴 하지만 친구들과 사용할 수 있다는 응답은 절반에 가까웠다. 지난 달 30일 한국교총과 교과부, 충북교육청이 공동으로 서울교대에서 개최한 '학생 언어문화 개선 컨퍼런스'에서 법무부와 KBS·국립국어원이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가 공개됐다.(그래픽 참조)



지난 5월 학생언어문화 개선 선포식 이후 학생 언어문화의 심각성을 되짚고 개선 모색을 위해 마련한 이날 컨퍼런스에서는 교사, 학생은 물론 청소년문화, 교육계, 법조계, 방송, 인터넷 매체 등 각계 전문가들이 참여해 학생 언어사용 실태와 원인과 대안을 제시했다.

문수미 충북 청운중 교사는 사례발표를 통해 “표어박람회, UCC대회, 예쁜 손 글씨 대회 등 학생들의 자발적 참여계기를 만들어 주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표어박람회의 경우 모둠토론, 액자제작, 교내 전시 등으로 연결해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인 프로그램이 될 수 있도록 유도했다”고 말했다. 김 교사는 ‘지금은 공기청정기가 필요한 시대, 우리에겐 언어청정기가 필요합니다’라는 청운중 학생들의 우수표어를 소개해 갈채를 받았다.

동아리 활동을 통해 은어, 욕설, 인터넷 용어의 실제 뜻과 순화어를 찾아 비속어 사전을 만들었다는 이예림 양(서울경희여중 3학년)은 “평소 사용했던 단어의 뜻을 알고 부끄러움을 느꼈다”며 “학교게시판 등에 노출된 사전을 보며 잘못 사용하고 있는 비속어에 대한 인식이 자연스레 형성됐다”고 말했다. 법무부 설문결과에서도 비속어 사용 이유에 대해 ‘습관이 돼서’가 67.5%를 차지하며 무의식중에 형성된 언어습관이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용린 서울대 교수는 기조강연에서 “한국은 활력이 넘치는 나라인 반면 사회갈등지수가 OECD 27개 국가 중 4번째로 높다”며 신뢰와 협동사회 조건인 도덕과 소통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박인기 경인교대 교수는 “욕설, 비속어 등 언어순화 운동은 지난 1960년대 후반부터 매년 추진된 사업”이라며 “이제는 욕설과 관련된 각종 지표 개발 및 ‘언어문화진흥기본법’과 같은 제도적 장치와 다양한 감정훈련 실천 프로그램 등을 마련해야 실효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손영배 법무부 부부장검사는 교육 프로그램의 문제점을 꼽았다. 손 검사는 “법무부 설문결과 비속어 사용 개선을 위한 교육을 받은 경험이 있는 학생이나 없는 학생이나 비속어 사용 정도가 유사하게 나타났다”며 교육프로그램의 개선과 그린마일리지에 비속어 항목 추가와 같은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실천사례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민병철 선플달기운동본부이사장은 “운전 시 안전벨트 착용의 보편화 현상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꾸준한 캠페인과 함께 벌금과 같은 강력한 법적 장치가 병행 되어야만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교총은 이날 컨퍼런스에서 논의된 전문가들의 분석과 제언을 토대로 개선방안 마련 및 언어표준 예시자료 발간, 선도학교·학급 운영, UCC 공모전 등 다양한 사업을 지속적으로 전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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