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서울지역 중학교 2학년이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2013학년도에는 거주지와 인근 학군에 있는 일반고에만 지원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거주지에 따라서는 강남이나 목동 등 이른바 '인기 학군'에 지원할 기회가 차단돼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달 말 이런 내용을 뼈대로 하는 '2013학년도 서울시 후기고 학생배정 방법 잠정 개편안'을 마련한 것으로 5일 확인됐다.
교육청은 이달 말까지 이 개편안에 따른 모의배정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내년 1월까지 모의배정 결과 분석 및 조정을 거쳐 내년 2월 말까지는 최종 확정한다.
개편안에 따르면 2013학년도부터는 후기 일반고 배정 때 '통합학군'이 도입돼 통합학군 내 고교 중 최소 2개에서 최대 5개까지 무순위로 지원할 수 있다.
통합학군은 서울시내 11개 지역교육지원청 단위 학군과 인접 학군 2∼7개를 묶은 개념이다. 통합학군에는 도보ㆍ대중교통을 이용해 통학거리 30분 이내에 있는 학교들이 포함된다.
예컨대 남부학군에 속하는 구로구에 사는 학생은 남부학군은 물론 통합학군으로 묶이는 서부ㆍ중부ㆍ강서ㆍ동작학군에서 일반고 최대 5곳을 선택해 지원할 수 있다.
그러나 이 학생은 통합학군이 아닌 강남학군에는 지원할 수 없다.
강남학군에 지원할 수 있는 학군은 중부ㆍ강동ㆍ동작ㆍ성동 등 4개 학군 정도다.
이런 개편안은 서울시 전 지역을 '단일학교군'으로 열어놓고 여기에서 서로 다른 학교 2곳을 지원하게 하고, 11개 지역교육청 단위 학군에서 2곳을 지원토록 하는 현행 방법과 다르다.
현행 배정 방법은 인기학군인 강남학군에 지원할 기회를 주지만 인근 타학군 지원 기회는 적었다. 이에 비해 개편안은 강남학군 지원 기회는 줄지만 인근 학군 지원 가능폭은 넓혔다.
개편안에 따르면 이런 방식으로 지원을 받은 후 1단계에서 개별 학생이 써낸 2∼5개 지원 학교를 무작위 전산 추첨방식으로 1∼5순위로 매긴다.
2단계에서는 1순위 추첨 대상자를 학교별 성적분포를 고려해 학교별 모집 정원의 20∼30%(중부 소재 학교는 50∼70%) 배정한다. 학교별 1순위 지원자가 미달되면 2∼5순위까지 확대해 배정할 계획이다.
마지막 3단계에서는 1단계 지원사항(추첨순위), 통학거리, 학교별 성적분포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나머지 학교별 모집 정원 70∼80%(중부 30∼50%)를 배정한다.
교육청은 단계별 배정 할당 비율은 추후 모의배정을 해보고 확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까지 시행 2년째인 고교선택제는 '인기학교 쏠림' 현상이 지적되면서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여러차례 '대대적으로 수정ㆍ보완하겠다'고 밝혀 사실상 폐지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까지 나왔다.
교육청이 마련한 이번 개편안은 학생, 학부모의 학교 선택권을 보장해 준 고교 선택제의 기본 틀은 일단 유지했다. 다만 성적과 학교 선택을 고려해 배정, 학교 간 성적 격차가 줄어들 수 있는 보완장치를 넣었다는 것이 교육청 입장이다.
교육청은 또 순위 없이 원하는 학교 5곳을 써내기 때문에 학교 선택권은 보장하면서도 기존에 문제로 지적됐던 '선호도에 따른 학교 서열화'를 방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