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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연구

<학습부진 클리닉>⑩ 우뇌형 어떻게 공부해야 할까?

무작위적·자유로운 사고, 형식·절차 무시해
좌뇌·언어 중심 학교서 장점 살리게 도와줘야

‘학습장애’와 ‘학습스타일’의 문제는 엄연히 다르다. 그러나 대부분 겉으로 드러난 성적으로만 결과를 판단하기 때문에 그 차이를 혼동하는 경우가 많다.

A학생이 초등학교 1학년 때 그의 과잉행동 경향과 장난기를 지켜본 담임교사는 학부모에게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진단을 받아 보기를 권했다. A는 똑똑하고 창의적이었지만 선생님의 지시를 따르지 않는 학생이었다. 주의가 산만하고 같은 일을 5분 이상 하지 못했으며 반 학생들과 자주 부딪혔다.

병원에서 학습장애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검사를 받은 A는 의사로부터 약간의 ADHD 경향이 있다는 진단을 받았고 행동을 제어할 수 있도록 소량의 약물을 복용할 것을 처방받았다. 하지만 부모는 밝고 명랑한 A가 약을 복용해야 한다는 것이 편치 않았다. 고민 끝에 약물치료 대신 대안을 모색했다. 그 과정에서 아이의 타고난 학습방식이 다른 아이들과 다르고, 학교 수업과 맞지 않아 생긴 문제라는 것을 깨달았다. A는 학습장애가 있는 것이 아니라 학습스타일이 달랐던 것이다.

A는 운동감각적 지능이 뛰어나 움직임과 청각적인 정보를 줬을 때 학습능력을 가장 잘 발휘했다. 선생님은 일반적으로 수업에서 아이가 가만히 앉아 있기를 원하지만, 아이의 이런 특성을 발견한 부모는 다른 방식을 시도해 보기로 했다. 지시를 내릴 때 A를 억지로 가만히 있게 하기보다 움직이게 그냥 둔 것. A는 가만히 앉아 있을 때와 달리 지시사항을 하나도 틀리지 않고 완벽하게 습득했다.

우측 뇌 성향을 가진 A는 항상 주위를 유심히 관찰하는 능력이 있었고, 그로 인해 한 번에 여러 가지 목소리와 신호에 주의할 수 있었다. 아이의 무작위적 사고(주로 우측 뇌의 성향)는 쉴 새 없이 대안을 찾고, 다른 사람들이 쉽게 눈치채지 못하는 데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했다. 반대로 즉시 흥미를 끌지 못하는 주제에 대해 공부를 해야 할 때는 참을성의 한계를 느끼는 것을 알게 됐다.
 
학교에서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고 트러블이 많은 것도 같은 데 원인이 있었다. 우측 뇌 중심의 성향이 이성적이기보다 감성적 판단을 먼저 하기 때문에 다른 아이들과 자주 부딪히게 되는 것이었다. 부모는 아이가 자신이 타고난 장점을 인지하며 학교와 수업에서 겪는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도록 도왔다.

이렇게 A처럼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의 상당수가 우리의 학교 체계와 맞지 않은 학습스타일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보통의 학교는 좌뇌 중심, 언어 중심의 분명한 학습스타일을 요구한다. 학생은 가만히 앉아(운동감각적인 학생에게는 매우 어려운 것이다), 빨리 습득하고(귀로 들어야 하는 청각적 학생에게는 힘든 방식이다), 습득한 지식을 순차적으로 보여주기를 바란다(우뇌 성향으로 무작위적인 것이 특징인 학생들에게는 쉽지 않다).

좌뇌 중심의 시간적·절차적·순차적인 사고를 타고난 아이들은 현재의 언어중심 교육과 평가 시스템에 적합하다. 하지만 무작위적이고 글로벌한 우뇌 중심의 사고를 하는 아이들은 ‘형식’은 별 의미가 없다고 느끼고 시간과 전차(詮次)개념을 무시하기 때문에 이런 특성들이 학교에서는 예의 바르지 않거나, 불량하게 보이는 것이다.

학교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학습방식을 타고난 아이들에게 학교생활은 그렇게 어렵지 않다. 하지만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는 아이들은 상대적으로 피해를 볼 수 있다. 학생들은 학습스타일에 대한 지식이나 이해 없기 때문에 자신만의 방식을 교사에게 설명할 수 없다. 오히려 자신과는 정반대의 성향인 선생님 또는 수업 방식에 적응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반드시 이해해야 하는 것은 아이의 학습스타일과 아이를 돕기 위해 마련된 교육 방식이 적합하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프로그램이라도 아이의 상태를 오히려 악화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반대로 학교를 바꿀 수 없다면 아이가 주어진 환경 속에서 자신의 선천적 학습스타일의 장점을 유용하게 활용할 방법을 터득하도록 도와준다면 그 학생은 상상했던 것보다 더 큰 성공을 거두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학습 성적이 부진하고 공부하기를 싫어한다고 학습장애로 단정 지어서는 안 된다. 우뇌 중심 학생들은 자신의 흥미에 맞는 생산적인 일에 몰두할 경우 그것을 더 잘하기 위해 능동적인 공부를 하게 되며 결국 그 방면의 전문가로 자라난다. 이렇게 아이들이 갖고 있는 개개인의 특성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학생 개개인의 두뇌 특성에 대한 프로파일 평가가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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