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2년째 교원평가가 치러졌지만 학부모의 참여율 저조, 문항 수 간소화 등 개선해야 할 점이 많다고 교원단체들은 지적했다.
이들은 학부모가 교사에 대해 잘 모르는 상태에서 '깜깜이 평가'가 이뤄진다고 지적하면서 교사들의 `낙인효과'로 인한 부작용을 줄이기 위한 대책도 주문했다.
◇평가 문제점 개선 필요 = 올해로 2년째 평가가 치러졌지만 아직 정착되지 않아 자발적 참여가 부족했다고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는 주장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도 학부모들은 많은 교원을 잘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평가해야 하는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학부모만족도 조사의 경우 참여율이 45.6%로 지난해의 54.2%보다 참여율이 더 떨어졌다. 교과부는 "익명성 및 보안성 강화조치 때문에 참여율이 다소 낮았다"고 자체 분석했지만 학부모가 교원평가를 아직도 잘 모르거나 실효성에 의문을 갖고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전북교육청의 경우는 770개교가 평가 대상에서 제외됐다. 전북교육청은 교원평가가 법적 근거가 부족하다며 별도의 평가시행 계획을 세우고 교장·교감을 평가 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게 했으며 계량형 평가는 빼고 서술형 평가를 하도록 했다.
교과부는 이에 대해 "교원의 전문성을 높이려는 교원평가의 본래 취지를 퇴색시키고 평가 자체를 무력화하는 행위"라며 직무유기로 고발해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교원평가제 법안은 현재 국회에 계류된 상태다.
교과부는 내년 평가에서 운영 절차와 문항을 간소화하고 접근성을 높이는 등 문제점을 개선할 계획이다. 학부모만족도 조사의 문항 수를 줄이고 적정한 문항 내용을 만든다.
또 학부모 대상 수업공개 및 상담활동 활성화를 통해 학교와 교원의 교육활동에 관한 정보 제공을 늘릴 계획이며 온라인 평가 시스템도 접근성과 편리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개선할 예정이다.
◇교원단체 "전면 개편" 주장 = 교원단체는 교과부의 교원능력개발평가가 "시행 취지와 달리 부작용만 낳고 있다"며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전교조는 "교원평가 참여율을 높이려고 온갖 편법, 강요, 교육과정 파행을 자행하고도 학생, 학부모의 교원평가 참여율이 각각 78.9%, 45.6%에 그쳤다"며 "이는 학생과 학부모들의 자발적인 지지와 호응을 이끌어내지 못했음을 증명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교과부가 국회 입법절차도 없이 대통령령이라는 꼼수를 통해 교원평가를 강행하면서도 교원평가가 교육의 질을 높이고 교원의 전문성 향상에 기여하는지 정책연구조차 하지 않고 있다"며 "장관의 실적만들기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전교조는 "교원평가는 승진제 교장제도, 교원 직제를 포함한 교원의 업무구조에 대한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며 "교과부는 시도별 자율권을 인정하고 현장의 조건, 상황에 맞게 자율적인 평가가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총도 "지난해 나타난 교원평가의 문제점이 그대로 되풀이됐다"며 "교원평가 취지는 이해하지만 방법론적인 문제가 고착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교총은 "학부모 만족도 조사의 객관성, 공정성에 대한 문제 제기가 줄기는커녕 확산하고 있다"며 "모든 학부모가 교사의 수업을 직접 보고 평가하는 게 불가능하므로 주변의 소문, 학생의 의견을 그대로 쫓는 평가가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학교에서 학생 생활지도를 책임지는 부장교사들의 평가가 낮게 나타나는 경향성이 심해지고 있고, 학생들이 시험문제를 어렵게 내면 평가 점수를 낮게 주겠다고 교사들에게 말하는 웃지 못할 상황도 벌어진다"고 덧붙였다.
교총은 "교과부가 교육주체들과 함께 교원평가개선위원회를 만들어 개선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며 "징벌적인 집합 연수는 위화감을 조성하고 각인효과를 낳는 등 부정적인 효과를 가져오기 때문에 자발적인 연수로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