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피해사례가 잇달고 있는 가운데 대안교육을 통해 가해ㆍ피해학생들이 정상적인 생활로 되돌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경기도내의 다양한 시스템이 눈길을 끌고 있다.
30일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학교폭력, 성적부진 등의 이유로 학교에 적응하지 못한 학생들의 대안교육을 맡은 '도교육청 지정 대안교육 장기위탁기관'은 모두 10곳이다.
미혼모 장기위탁기관 2곳을 제외한 나머지 8개 기관에서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업을 병행한 특별 프로그램을 운영중이다.
흡연, 절도, 갈취, 태도불량, 학교폭력 등의 이유로 5일간의 징계성 단기교육을 하는 기관도 60곳이 넘는다.
용인의 푸른꿈보금자리학교도 학교생활 부적응 학생들을 위한 장기 대안교육기관. 올 한해동안 고등학교 학생 20여명의 교육을 진행했다.
이들 학생이 다니던 학교를 떠난 이유는 다양했지만, 이 가운데 20~30%는 교내폭력 가해 및 피해 학생들이었다.
장기 대안교육 기관의 교육은 국민공통교육과정 50%, 대안교육프로그램 50%로 구성된 커리큘럼을 기본으로 운영되며 정기적인 상담이 이뤄진다.
이 학교의 상담은 1:1 상담과 단체 상담으로 진행한다. 특히 단체 상담에선 폭행 가해학생과 피해학생이 한자리에서 폭행이 이뤄지던 순간 서로가 느꼈던 감정을 공유하도록 한다.
오수생 푸른꿈보금자리학교 원장은 "장난으로 때렸다고 말하던 가해학생이 피해학생의 심정을 듣고나선 '내가 한 일을 자랑스럽게 말하고 다녔는데 이젠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진심으로 반성하게 된다"며 피해ㆍ가해학생 간 피드백을 강조했다.
그는 "폭력 가해학생들 상당수는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습관적으로 친구들을 때리는 경우가 대다수"라며 "피드백은 상대방이 느끼는 피해의식을 본인이 공감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좋은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용인 헌산중학교 내 대안교육위탁기관인 헌산마음학교에도 한해동안 20여명의 학생이 장기대안교육을 받았다.
학생들은 국어, 영어, 수학, 과학, 역사 등 기본적인 교과내용을 이수하면서 미술심리, 요리, 승마, 다례, 수영, 자기주도학습 등의 대안프로그램도 경험했다.
대안프로그램은 기본적으로 학생들이 학교생활에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으며, 마음일기, 정기적인 개별 상담, 심리교과 등을 통해 심리적 안정을 찾도록 한다.
이익수 헌산마음학교 담당교사는 "중학생들은 아직 완전한 인격체가 형성되기 전이므로 신체ㆍ언어폭력을 아무 생각 없이 하는 경우가 많고, 또 피해학생들도 감당해내지 못하게 된다"며 "학생들이 원만하게 지낼 수 있도록 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대안교육은 일반적으로 교육에 소외된 학생들을 지원하는 하나의 사업"이라며 "학교폭력 피해, 가해학생들을 구제할 수 있는 대안교육기관을 확대하는 것이 폭력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