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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도쿄대 가을입학제 추진…

봄 입학, 한국만 남았다

일본의 교육제도는 좀처럼 바뀌지 않는다. 제도가 결정되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리지만 일단 결정되면 사소한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정착되는 편이다. 그래서 일본은 느리지만 시스템이 안정돼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제 일본도 글로벌 시대에 대응해 나가지 않으면 국제 사회에서 뒤쳐진다고 자각하기 시작했다. 특히 이웃 나라 한국의 빠른 세계화에 큰 자극을 받았다.(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일본도 가을학기제를 추진하면 미국, 유럽, 중국, 동남아 주요국 중 한국만 봄 학기제를 고수하는 나라로 남게 된다.) 최근 도쿄(東京)대는 대학의 국제화를 위해 대학입학시기를 가을학기로 변경하려는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대부분의 해외 대학이 가을입학 제도를 실시하는 것에 맞춰 대학의 국제화를 추진하기 위함이다.

도쿄대 관계자에 따르면 2011년 5월 기준으로 학부생 1만4000명 중 유학생은 276명으로 전체의 1.9%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유학생 비율이 10% 정도를 차지하는 하버드대 등 해외 우수대학에 비해 유학생의 비율이 현저히 적은편이라고 했다. 게다가 해외 유학을 하고 있는 도쿄대 학부생은 53명에 불과해 국제화를 도모하지 않으면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불안감도 있어 대학입학 시기를 변경해 대학의 국제화 수준을 높이려 하고 있는 것이다.

전 세계 국가 중 70%는 가을 입학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4월에 입학하는 일본의 특수한 상황이 유학을 가고 오는 학생들의 입학 시기를 다르게 만들고 있다. 대학 측은 이 때문에 생기는 시간 낭비와 경제적 부담이 유학생의 비율을 떨어뜨려 국제화 진행을 방해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입시일정을 늦출 경우 수험경쟁의 장기화, 도쿄대 재 응시를 위해 다니던 학교를 그만두는 재수생 증가 등 부작용도 우려돼 대학입시는 현행과 같이 2월로 하기로 했다. 때문에 합격 후 4월부터 가을입학까지의 약 반 년 동안의 공백 기간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가 하나의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대학 측이 내놓은 방안은 이 기간 동안 연구, 근로체험, 봉사활동, 사회공헌 활동, 국제교류 등 입시경쟁에서 소홀히 했던 교과지식 이외의 다양한 경험을 쌓게 해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사고를 길러 국제적인 인재를 양성하자는 대안이 나오고 있다. 졸업시기가 타 대학보다 반년에서 1년 정도 늦어지기 때문에 필수단위를 취득하면 3년 이상의 재학으로 졸업을 인정하는 ‘조기졸업제도’와 ‘수업연한의 조정’ 또한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도쿄대 대학입학시기 변경에 부작용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가을에 입학해서 4년간 재학하면 졸업도 가을에 하게 된다. 일본 기업들은 대학졸업예정자를 4월에 일괄 채용하는 고용관행이 강해 학생들이 취직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의사, 법조인, 공무원 등의 자격시험이나 채용시험도 봄 졸업을 전제로 해 일정을 맞추고 있는 실정이다. 대학 측은 정부나 기업, 타 대학과 논의를 통해 협조를 구한다는 방침이지만 그 결과는 미지수다. 봄 합격부터 가을입학까지 반 년 간 매년 3200명 정도의 학부생 전원이 봉사활동, 취업체험 활동 등 체험학습을 하는 동안 발생할 수 있는 사고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도쿄대의 이러한 입학시기의 변경은 다른 대학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교토국립대, 오사카국립대 등은 많은 유학생을 받아들여 대학의 국제화를 촉진하기 위해 가을입학 제도 도입을 피할 수 없는 과제로 받아들이고 있다.

한편 일본정부나 각 지방자치단체에서는 글로벌시대에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각종 지원제도를 도입해 대학생의 해외유학을 적극 장려하고 있다. 일본 문부과학성은 2012년 예산에 유학생에게 지급하는 장학금을 지난해보다 1.6배 증액․편성하고 지원 인원수도 1.2배 늘렸다. 대학생들의 외국어 실력을 높이기 위한 예산도 새롭게 편성했다. 또한 고교생들도 적극적으로 해외유학을 갈 수 있도록 300명의 유학경비를 국가가 전액 부담하는 프로젝트를 만들어 유학생 늘리기에 힘을 쏟고 있다.

각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유학생 지원제도를 마련하고 있다. 교토시 교육위원회에서는 올해부터 공립 고교생이 한 달 정도 단기 유학을 가는 경우 경비를 보조해 주는 제도를 도입할 방침이다. 교육위원회 담당자는 “요즘 대학생들은 구직에만 신경을 쓰면서 해외유학에는 관심을 갖지 않는다”면서 “그들이 더 넓은 안목을 기르고 국제적 소양을 기를 수 있도록 고등학교 때부터 유학을 통한 동기부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제화에 대응하기 위한 일본 대학의 도전과 변화가 어떤 효과를 거둘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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