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황식 국무총리가 연일 학교폭력 근절 의지를 밝혔다. 7일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김 총리는 “학교폭력 대책은 한 번의 발표로 끝나는 것이 결코 아니며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며 “매달 한번 이상 학교와 현장을 방문해 현장의 목소리를 듣겠다”고 강조했다. 학교폭력이 뿌리 뽑힐 때까지 지속적으로 진행상황을 점검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김 총리는 6일 발표한 대국민 담화문도 직접 수정하며 학교폭력을 발본색원하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담기 위해 애를 썼다. 총리실은 김 총리가 전날 밤까지 정부대책 최종안을 꼼꼼히 살피고 담화문 문구를 수차례 수정하며 국민들에게 진심을 전하기 위해 고심했다고 전했다.
김 총리는 담화문에서 교사들을 향해 “학교마다 교실마다 소위 일진들이 권력의 탑을 쌓고 다른 학생을 지속적으로 따돌림하고 있는데도 선생님들이 몰랐다는 것도, 모른 척했다는 것도 모두 이해하기 힘들다”면서 “아이들과 마음으로 소통하고 아이들이 끝까지 지켜줄 사람으로 믿게 해 달라”고 주문했다.
중동 4개국을 순방 중인 이명박 대통령도 미리 녹화한 제83차 라디오 연설을 통해 “종합대책의 방향은 가해 학생에 대한 엄정한 처벌과 피해 학생의 안전한 보호, 그리고 교육환경 개선의 3가지로 요약된다”고 설명하는 등 정부정책에 힘을 보탰다. 이 대통령은 올해만 4차례에 걸쳐 안양옥 교총회장 등 교원을 비롯해 학생, 학부모 등을 만나 “역대 정부가 사교육비를 줄이는 데만 힘을 쏟으면서 정작 우리 아이들이 학교에서 어떻게 지내는지 현실을 너무나 몰랐다”면서 “폭력문제는 직접 챙기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종합대책발표에 앞서 5일 열린 교육과학기술부 기자 브리핑에서 이주호 장관 역시 이번 대책의 차별화는 발표에 그치지 않는다는 것에 있다고 선을 그었다. “매주 한 번은 현장을 찾겠다”는 이 장관의 말 속엔 점검을 통해 대책을 수정하고 보완해 나갈 테니 너무 비판만 하지는 말아달라는 행간이 읽혔다.
장관의 걱정처럼 대책 발표이후 벌써 ‘맹탕, 재탕, 실효성 없는 백화점식 망라’라는 말만 무성하다. 한정된 재원에서 갑자기 교원을 무한정 늘릴 수도, 학급 당 학생 수를 줄일 수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대책이 묘약이 될 수는 없다. 그래서 장관도, 총리도, 대통령도 변하겠다고 한다. 한 달에 한 번, 매주 한 번, 현장으로 달려가고 보고도 받겠다고 한다.
그들이 앞으로 약속을 지킬 지는 두고 봐야 하겠지만, 학교와 교사에게 힘을 실어주는 대책이 나온 만큼 이번엔 교원들도 뭔가 보여줘야 한다. 경찰이 어이없는 보여주기식 행정을 하는 등 상황은 어렵지만, 대책의 묘미를 살려 힘들어도 해보겠다는 의지가 드러나야 한다. 김 총리의 말처럼 “변하지 않으면 어떤 성과도 이루어 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