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View]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은 스승의 날(15일)을 하루 앞두고 발표한 ‘서울교육희망공동선언’이라는 것을 했다. 곽 교육감을 포함해 20여명이 넘는 참가자는 단상 위에 올라 손을 엮어 잡고 포즈를 취했다. <사진> 박원순 서울시장, 허광태 서울시의회 의장, 서울시내 11개 구청장, 시민단체 대표, 이른바 진보 성향의 인사들만 참여한 것이다. 반쪽짜리 선언이라는 비판이 제기된 것도 이 때문이다. 고재득 성동구청장을 시작으로 허 의장, 곽 교육감, 박 시장, 김옥성 서울교육단체협의회 대표가 돌아가며 선언문을 낭독했다.
주요 내용은 △자치구에서 학교부적응학생·위기학생지원센터 운영 추진 △학교교육·평생교육을 위한 공공기관 시설 개방 △학급당 학생 수 25명으로 감축 등이다. 초등 1학년과 6학년·중학교 1학년에 교사 추가 배치, 특성화고 취업률 80% 달성, 도서관에 선진국 수준의 장서 구비 등 이상적인 정책들이 다수 담겨 있다.
문제는 이상적으로 보이는 내용들 속에 곽 교육감의 핵심공약 사항들이 묘하게 끼워 넣기를 했다는 점이다. ‘안정적인 무상급식을 위한 지자체의 지원’ ‘특목고·자사고 체제 개편을 위해 민ㆍ관 합동 고교 체제 개편 추진 위원회 구성’ ‘지역 교육격차 해소를 위한 교육청·서울시·자치구의 협력 프로젝트 추진’ 등이 그렇다.
낭독에서 이들은 “교육혁신을 위해서는 ‘전면적인 소통과 협력’을 통해 교육감과 시장, 구청장, 시민사회가 함께 사회적 공감과 합의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곽 교육감은 ‘서울교육희망 공동선언’에 대해 “서울 시민들이 ‘맞다. 시장과 교육감은 이렇게 협력하고 시의회는 저렇게 뒷받침하고 시민사회는 참여와 협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든든하다’고 생각할 것”이라는 설명까지 덧붙였다.
물론 이 선언은 말 그대로 ‘선언’인만큼 법적 효력을 갖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박 시장과 허 의장, 구청장 대표 등이 합의한 만큼 향후 정책 수립과 예산편성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결국 후보매수 혐의로 대법원 판결에 따라 직을 잃을 수도 있는 곽 교육감이 자신의 정책들이 계속 추진되도록 하기 위해 ‘대못 박기’를 한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서울교총 이준순 회장은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지만 실현하긴 어려운 선심성 선언들로 여론의 관심을 끌어보려는 전형적인 보여주기식 행정”이라고 비판하고 “스승의 날 하루 앞에 하는 ‘희망’선언이라면 추락할 대로 추락한 교권회복을 최우선으로 내세웠어야 하지 않냐”며 “가슴이 시퍼렇게 멍든 선생님들에게 위안을 줄 생각이 조금이라도 있었다면”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