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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1억5000만 급식한다고 했지만…

무료급식 정책의 부작용

“난 소고기 반찬이 제일 맛있더라!”, “난 탕에 말린 새우가 들어있는 거 질색이야!” 학생들이 교실에서 식판을 들고 급식 나눠주기를 기다리며 재잘거리고 있다. 상하이시 짜베이구 제3중심초등학교 1학년2반 교실에서 매일같이 벌어지는 광경이다. 오늘의 메뉴는 쇠고기감자요리, 돼지고기양배추볶음, 호박새우탕에 밥 한 공기씩이다. 전문 영양사가 짠 식단으로 교내식당에서 급식을 만들어 반으로 보내주는, 이른바 ‘영양급식’ 제공 학교의 모습이다.

그런데 이 같은 대도시의 영양급식 제공 학교들에서는 학생들의 편식현상이 심해 급식이 남는 경우가 많고, 편식으로 인한 영양불균형도 문제가 되고 있다. 제3중심초의 2011년 신체검사 결과, 남학생 중 과체중이 학생 51명, 비만 학생이 57명이었고, 과체중과 비만을 합친 학생은 전체 남학생의 27.6%를 차지했다. 여학생도 과체중이 47명, 비만이 38명으로 전체 여학생의 19.5%에 달했다.

다른 대도시들도 유사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베이징시는 2011년부터 5년 내로 베이징시 80%의 초·중등학교에서 “청소년비만 예방제도” 5개년계획을 설립하여 “성인병” 조기예방에 힘쓸 것이라고 발표했다. 인근 텐진시에서도 청소년 비만율이 35.7%에 달해 시급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발표했다.

이런 도시학생들의 비만 문제와는 반대로 산간벽지 농촌지역에서는 학생들이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있다. 중국발전연구기금회에서 2010년에 광시성, 칭하이성, 윈난성, 닝쌰회족자치주 등 4개성 농촌지역 학생들을 상대로 진행한 조사결과, 이 지역 학생들의 평균 신장은 동 연령대 도시학생들보다 6~15cm 작아 심각한 신체발달지체를 보였다. 그 원인은 빈곤으로 인한 영양실조라고 밝혀졌다.

빈곤지역 청소년들의 영양결핍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정부는 지난 2010년 10월26일에 ‘농촌 의무교육단계 학생 영양개선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의 네 가지로 구분된다. 첫째, 중앙정부에서 680개 현급(縣,중국의 행정지역) 빈곤지역에 재학 중인 2600만 명의 학생들에게 매일 일인당 3위엔의 지원금을 지불해 이 지역 학생들의 급식 문제를 해결한다. 둘째, 중앙재정 특별지원금을 빈곤지역, 소수민족 집거지역과 변방지역에 지원해 초중등학생 영양개선을 위한 방책을 강구하도록 한다. 셋째, 일부 농촌지역을 중심으로 학교건물 특히 학교식당을 건설해 농촌지역 학생들의 영양상황을 개선한다. 넷째, 기숙학생 중 저소득층 초등학생들에게는 일당 4위엔, 중학생들에게는 일당 5위엔의 지원금을 지불한다. 이 계획이 발표된 후인 2011년부터 중앙정부의 지원 하에 지방정부의 무료급식정책이 적극적으로 추진됐다.

이렇게 추진된 농촌지역의 급식 형태는 해당 지역과 학교의 상황에 따라 학교 내 식당 설립형, 급식업체 위탁형, 인근 가정 위탁형 등으로 나뉜다. 급식 내용 역시 점심식사 제공, 아침식사 제공, 계란, 우유, 고기, 야채, 과일 등 특정식품 제공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중국서부지역의 닝쌰회족자치주에서는 지난 봄부터 1400여개 초등학교에서 급식을 실시했다. 후난성 교육청의 경우 37개 시범운영 구역을 지정해 중앙정부에서 해마다 165만명의 학생에게 학생당 600원의 영양식지원금을 제공하기로 했다. 천씨현(辰溪縣), 씬황현(新晃縣) 등 지역에서는 점심식사를 급식으로 제공하고, 바오찡현(保靖縣), 찡저우현(靖州縣)등 산간지역에서는 학생들의 등교시간이 늦고 하교시간이 이른 특성에 비춰 매일 계란과 우유, 과일 등을 나눠준다. 이 외 쩌쟝성, 꾸이저우성 등에서도 분주히 무료급식 정책을 실시하기 시작했다.

이렇듯 중국정부가 초중등학생들의 영양실조로 인한 발달격차문제, 빈부격차 문제 등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무료급식 특별지원 정책 실시를 시작했지만, 위탁 급식업체들에 대한 관리부족 등으로 학생들의 잦은 식중독 발생이 또 다른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에 대해 중국 정부의 시급한 대책이 요구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중국의 의무교육단계 재학생은 1억5220만343명에 달한다. 일시적인 급식비지원 정책으로는 이 1억5천만의 급식문제를 제대로 해결하기 어렵다. 장기적으로 안전한 급식이 운영될 수 있도록 제도를 갖추고, 충분한 재원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중국의 무료급식 정책의 부작용은 무상급식이 논란의 대상이 됐던 우리나라에도 시사점이 있다. 제도가 완비되고 재원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의 무상급식이 가져올 수 있는 문제점들이 드러난 중국의 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우리 아이들에게는 안전한 급식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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