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초중등여교장·교감협의회(이하 여교장·교감협의회)가 여교사 투서사건에 대해 언론, 인천시의회 의원의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또 투서를 보낸 당사자는 자신이 누구인지 밝히고 해당 관리자가 누구인지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인천 여교장·교감협의회는 10일 시교육청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모든 사태를 야기한 투서 당사자와 어느 학교 관리자가 문제인지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사실여부 확인 없이 무고한 기사를 게재해 인천 전체 여성 관리자를 모욕하고 인천교육계에 불신과 불명예를 전국에 확산시킨 언론은 사과해야 한다”며 “투서 내용이 전체 인천 여교사와 관리자들 일인 양 확대해 인천교육계에 비수를 들이댄 시의회 노현경 의원은 공개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여교사 투서에 대한 시교육청의 조사가 교장들에게 알리지도 않은 채 실시돼 현직 학교 관리자들을 잠재적인 비리 당사자로 취급해 명예를 실추시켰으며 이어진 노현경 의원의 설문조사 역시 노골적이고 상식이하 표현으로 여교사들에 대한 언어폭력을 감행했다는 설명이다.
이들은 또 “이 사건은 지극히 일부 특정사항으로 조용히 조사해 그 당사를 색출하고 진위를 밝혀야 함에도 언론에 알리는 등 공개해 관리자들과 여교사들에게 모욕감을 줬다”며 “벌레 하나 잡기 위해 나무 전체를 뒤흔든 것은 잘못된 것이며 여성 관리자들과 여교사들은 더 이상 수모를 견딜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해당 시의원은 지난달 자신에게 들어온 여교사 투서 내용의 진위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인천지역 여교사들을 대상으로 관리자에게 ‘성추행·성희롱을 당한 적이 있느냐’, ‘회식 자리 등에서 블루스 등 부당한 요구를 받은 적이 있느냐’, ‘관리자에게 선물이나 음식을 대접한 적이 있느냐’ 등의 설문 내용으로 설문조사를 실시, 7일까지 설문 답변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앞서 시교육청에서도 지난달 29일 교사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으며 현재 설문 답변을 분석하고 있다.
김정렬 인천 연성중 교장은 “2007년 승진규정 개정으로 평교사들로 구성된 평가위원들이 평가에 참여하는 등 투명하고 객관적 장치가 마련됐다”며 “현실이 이런데도 익명 투서가 발단이 돼 여교사들만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고, 학교현장을 방문 하는 등 교육계를 의혹과 불신으로 바라보고 있어 자괴감이 든다”고 토로했다. 근무평점 점수가 80점 만점에서 100점 만점으로 상향 조정됐으며, 평정 비율도 평정자인 교감이 평정한 점수 30%, 확인자인 교장이 평정한 점수를 40%로 환산하고, 평가위원들의 다면평가 평정점수를 30점 만점으로 환산해 100점 만점으로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 교장은 “그렇지 않아도 교육하기 힘든 상황인데 관리자의 한 사람으로서 정말 힘들다”면서 “다시는 이런 일이 회자되지 않는 바름과 옳음이 살아있는 교육 현장으로 거듭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뿐”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