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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연구

“우리가 만든 법이니까 꼭 지켜야죠”

인성교육실천 프로젝트⑧ 서울 풍납중 ‘청소년법제관’

‘방관자→적극적 참여자’ 학생 변화
준법정신 함양, 구성원 공감대 형성



“모두가 함께 논의해 학생생활규정을 만드니까 학생들이 규정에 대한 주인의식과 준법의식을 갖게 되더라고요. 규정 제·개정 과정에서 민주적 의사결정 절차를 통해 스스로 갈등을 조정하는 법도 배우게 됩니다. 무엇보다 폭력이나 비행에 대해 방관자였던 학생들이 적극적인 참여자로 바뀌게 되어 기쁩니다.”

서울 풍납중(교장 신순용)은 4월부터 청소년법제관을 중심으로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학생생활규정을 제·개정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연구부장을 맡고 있는 조정기(49) 교사는 “학생생활규정 제·개정 위원회의 청소년·학부모법제관과 교원 모두 법제처에서 법제관교육을 받았다”며 “이후 인권·학습·생활 등 영역별로 규정 개정의 필요성을 검토했다”고 설명했다.

전교생·학부모·교직원을 대상으로 의견수렴도 했다. 학생들은 설문조사 외에도 포스트잇을 붙여가며 의견을 개진하고, 청소년법제관이 이끄는 학급회의를 통해 생각을 모았다. 수렴된 의견은 청소년법제관 워크숍을 거쳐 학생생활규정 개정 1차 시안에 반영됐다. 마련된 시안으로 학생, 학부모, 교사가 함께 토론하는 공청회도 개최했다. 조 교사는 “제·개정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많은 대화를 하며 서로를 이해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지금은 공청회를 통해 확인된 쟁점사항에 대해 다시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2차 시안을 마련, 학교운영위원회 심의를 앞두고 있다. 10월부터는 법제관 제도로 만들어진 규정을 토대로 청소년 자치법정도 운영할 예정이다. 조 교사는 “청소년법제관과 자치법정은 짝을 이루는 제도”라며 “법제관 제도가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만큼 자치법정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청소년법제관 위원장 정재형(3학년) 학생은 “학생생활규칙에 관심이 없어 이유도 모르고 벌점을 받았는데 법제관 운영을 통해 모든 학생들이 규정을 잘 이해하게 됐다”며 “새 규정은 우리 스스로 공감대를 이끌어내 만든 법이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지킬 것”이라고 했다. 교사들의 만족도도 높다. 김동출(49) 교사는 “할 수 있는 일이 많은데 1년 기한으로 시범운영 중인 점은 아쉽다”며 “내년에도 계속 이어지는 것은 물론 많은 학교에 확산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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