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은 항상 승자와 패자를 남긴다. 경쟁의 결과가 만족치 못하게 나타날 때 보이는 반응은 크게 두 가지다. 깨끗이 승복하는 경우 아니면 이런저런 이유를 대고 그 결과를 부정하는 경우다. 아름다운 승복은 개인이나 조직을 앞으로 나가게 하지만 경쟁의 결과를 부정할 경우 분란이 따른다.
물론 자신에게는 관대하고 남에게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면서 남보다 내가 더 잘났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그러나 이런 자기중심적인 생각이 지나치면 패가망신하는 경우도 있다.
아름다운 경쟁을 위해서는 당연히 공정함이 담보돼야 한다. 경쟁의 룰을 정할 때는 객관성과 경쟁에 참여한 이의 동의가 전제돼야 한다. 이런 조건을 갖춘 상태에서 이뤄진 경쟁의 결과에는 승복하는 것이 교육적이고 민주적인 태도다.
그런데 우리사회에는 이런 아름다운 경쟁과 승복의 미덕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경쟁의 룰도 함께 정하고 결과도 승복하겠다는 약속을 하고도 자신이 불리하다고 생각하거나 결과에 만족치 못할 경우 이런저런 이유를 대면서 결과를 부정하는 사례들이 그 단적인 예다.
서울교육감 재선거를 앞두고 후보난립을 막기 위해 우파, 좌파진영의 후보단일화 과정이 이뤄졌거나 진행되고 있다. 후보난립에 따른 깜깜이 선거, 로또선거는 올바른 교육감을 뽑는데 심각한 장애요소다. 인물 검증이나 정책대결에도 어려움을 가져온다. 따라서 단일화 과정이 가지는 의미가 크다. 안타까운 점은 이런 단일화 과정을 거부하거나 결과에 승복하지 못하는 사례가 나타나기도 한다는 것이다.
민주주의의 꽃은 선거다. 그리고 그 선거는 후보자간 경쟁의 결과로 귀결된다. 그런데 시작부터 경쟁의 결과에 만족하지 못하고 결과를 부정하거나 밖으로 나가 경쟁에 이긴 후보를 공격하는 것은 교육자답지 못한 행동이다.
자신이 경쟁의 승리자가 됐을 때만 아름다운 경선이라고 말한다면 경쟁은 무용지물이 되고 선거 자체도 하나마나 하게 된다. 경선 결과를 부정하고 독자후보로 나갈 수 있는 권리는 있겠지만 그렇게까지 해서 나간 선거 결과는 참담할 것이다. 이는 교육계 전체에 무거운 짐을 얹는 일이 될 것이다. 그리고 자신은 비민주적이고 비교육적 행태로 교육에 해악을 끼친 사람으로 역사에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