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만의 ‘열정’이 아이들과 함께하는 ‘소통’수업으로…
“수업을 객관적 시각에서 보고 발전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비디오 코칭을 받아보고 싶다는 생각에 ‘선생님이 달라졌어요’ 출연을 신청한 김선두 소래중 교사(33)는 “제 수업을 촬영하면서 연구도 했지만 함께 관심을 갖고 지도해주는 수석교사가 있는 학교도 아니라 혼자 분석하다 보니 한계가 있었다”고 말했다. 카메라를 고정시켜놓아 자신의 표정이나 세밀한 상황이 드러나지 않았고, 객관적 시선을 갖기도 어려웠다. 무엇보다 학생들이 지도를 따르지 않으면 화를 내고 비디오를 끄기도 했다.
사실 이 순간이 김 교사에게는 ‘결정적’ 포인트였다. 교실에 설치한 넉 대의 카메라와 전문가 조언을 통해 그동안 발견할 수 없었던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된 것이다. 그는 스스로의 모습에 혐오감까지 들었다고 표현했다. 아이들이 느끼는 김 교사는 ‘화를 많이 내는 무서운 선생님’이었다. 그동안 가졌던 수업에 대한 열정은 혼자만의 열정이었다.
김 교사를 위한 전문가 코칭의 핵심은 아이들과의 ‘소통’이었다. 김 교사는 자기 고백, 함께 사진 찍기, 편지쓰기 등을 통해 아이들과의 관계를 개선하고 타 학교 수업참관, 모의수업, 교과학습모임 참석 등을 하며 수업 개선에 노력했다.
2학기 들어서는 협동학습을 활용해 수업에 변화도 줬다. 아이들도 즐거워하고 만족도도 높아지고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던 김 교사에게 전문가들은 “달라지지 않았다”며 “협동학습을 차라리 하지 말라”는 혹평까지 했다. 김 교사가 다시 소통의 끈을 놓고 혼자만의 수업을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강의식 수업에 한계를 느끼고 협동학습을 시도했는데 기계적으로 새로운 기법 도입에만 몰두해 일방적으로 협동학습 활동을 전달하고 통제한 것이다.
이후 그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수업 내용에 담고자 노력했다. 아이들의 말을 듣고 수업 내용과 연관시키니까 의미도 있고, 흥미를 갖게 돼 아이들도 더 활발하게 수업에 참여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코칭을 받는다고 기적처럼 확연히 달라지지는 않더라”면서 김 교사는 “오히려 수업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져 스트레스는 받지만 반응하지 않는 아이들 모습도 받아들일 수 있게 됐다”고 스스로를 평가했다. 이제는 기대한 수업의 틀에 아이들이 따라주지 않는다고 화를 내거나 짜증내지 않고 반응이 없을 때는 자신이 준비한 사례를 소개해 아이들을 이야기 속으로 끌어오고, 의외의 반응이 나오면 함께 생각해보도록 유도하게 됐다는 것이다.
방송 카메라와 전문가 코칭의 도움으로 자신도 모르던 문제를 발견하게 된 김 교사는 “아는 만큼 바뀔 수 있다”며 깊이 있는 조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몇 번의 공개수업으로 이뤄진 장학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수업을 꾸준히 보고 면밀히 장단점을 파악해 지도‧조언하는 코칭이 이뤄진다면 많은 교사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렇게 말하면서도 김 교사는 “변화의 가장 큰 원동력은 교사 자신의 치열한 고민에 있다”고 결론지었다. “아직도 배우는 과정이라 수업이 잘 될 때도, 안 될 때도 있습니다. 그런데 돌이켜보면 촬영을 하고 코칭을 받으면서 단 하루도 빠짐없이 더 나은 수업, 아이들과의 관계 개선을 고민하면서 조금씩 발전한 것 같아요. 상황에 낙담하기보다는 고민을 계속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방송: 14일(수) 오후 7시 35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