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의 언어폭력이 도를 넘고 있다. 올 7월 초, 교육부가 학교폭력 예방대책 수립에 앞서 학생․교사․학부모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서 유형별 피해를 보면 욕설이나 모욕적인 말(39.5%)이 사이버폭력(14.3%), 괴롭힘(12.9%), 집단따돌림(12.9%)보다 월등히 높았다. 또 한국교육개발원 조사에서 욕설하는 이유로 초등학생은 남들이 해서(29.6%), 중학생은 습관이 돼서(29.4%), 고등학생은 친구들끼리 친근감을 나타내기 위해(25.9%)라고 응답했다.
재미삼아, 장난삼아 던진 말 한마디가 폭력이 된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고, 욕을 빼고 나면 대화가 되지 않는 것이 우리 학생들의 또래문화다. 올바른 인성을 함양해야 할 학생들의 언어문화가 욕설과 비속어 등에 물들어 가도 효과적인 처방이 뚜렷이 보이지 않아 더욱 안타깝다. 단순히 언어순화 캠페인만으로는 잡을 수 없고, 또 도덕·국어·사회 과목 등에서 언어예절을 가르치는 수준만으로도 바로잡을 수 없음을 이제는 인식해야 한다.
핵가족화 되면서 학생들이 가정에서 언어를 절제하고 예의를 중시하는 습관을 익힐 기회가 과거보다 훨씬 줄었다. 오히려 영화․TV․인터넷 등 대중매체를 많이 접하는 학생들은 폭력적 언어사용을 조장하는 환경에 노출돼 있다. 이제는 학교뿐 아니라 사회구성원 모두가 학생들의 언어폭력 해결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학교폭력 예방과 학생들의 바른 인성함양을 위해서는 언어교육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가정에서의 인성교육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맞벌이로 가정교육이 쉽지 않고 부족하기에 학교가 이를 채워줄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따라서 교사들이 적극적으로 학생들로 하여금 욕설을 절제하고 건전한 인간관계와 언어문화를 형성하도록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한국교총-교육부-법무부-충북교육청이 청소년들의 건전한 언어생활을 유도하기 위해 시행한 ‘욕설퇴치 아이디어 공모전’은 선생님과 학생이 함께 고민하고 해결 노력을 보였다는 데 의미가 있다. 그 어느 때보다 참여 열기도 뜨거웠다. 하지만 번뜩이는 아이디어 공모에 그칠 것이 아니라 내 친구를 지키고, 안전하고 행복한 학교를 만드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깨닫도록 교실에서부터 실천하고 노력하는 것이 더 중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