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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연구

말만하면 대든다고 혼나요

선생님이나 부모님과 갈등이 있는 아이들에게 자신의 의견을 말하도록 하면 대부분의 아이들이 ‘말해봤자 들어주지도 않고 대든다고 혼만 나요’라는 말을 종종 한다.

이 아이들의 이야기를 자세히 들어보면 아이들은 억울해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자신들의 입장에서 보면 형평에 맞지 않거나 차별적인 발언으로 인한 감정적 상처인데 이를 선생님이 들어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런 학생들은 평소에 잘못된 행동으로 이미 믿음이 깨져 있거나 자신들은 의견을 말한다고 하지만 공손하지 않는 공격적인 말투로 인해 선생님의 감정을 상하게 했기 때문이라는 것을 모르고 계속해서 선생님의 잘못만을 말하곤 한다.

이런 때일수록 선생님은 침착하게 아이의 감정을 먼저 읽어주려는 노력을 해야 하지만 선생님도 감정이 상한데다가 이야기를 길게 들어줄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명령조의 말이나 비난의 말로 끝내버리는 경우가 많다. 그렇게 되면 이렇게 감정이 상한 아이들은 더욱더 선생님의 말을 듣지 않고 때로는 수동적이고 공격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한다.


한 예로 어떤 학교에서 있었던 일이다. 평소에 담임선생님께 불만이 많았던 아이가 수업시간에 친구들과 쪽지를 돌려가며 선생님을 비난하는 욕을 썼다. 결국 이 쪽지가 나중에 선생님의 손에 들어가 그 학생은 결국 학생과로 넘어가게 됐다.

학생과 선생님이 다짜고짜 “이거 네가 썼지?”라고 무서운 표정으로 다그치자 겁이 난 학생은 거짓말을 했고 그 거짓말을 덮기 위해 계속된 거짓말을 했다. 잘못한 것을 반성하기는커녕 거짓말까지 하는 것에 분노한 선생님은 심하게 혼을 냈고 그 일로 학생은 자신뿐만 아니라 자기 때문에 친구들까지 징계를 받는다는 사실에 심한 죄책감을 느낀 나머지 자살소동까지 벌였다고 한다.

선생님들은 학생들이 거짓말하는 것에 대해 분노를 느낀다. 하지만 학생 입장에서 자신이 뭔가를 잘못했을 때 자기보다 강한 힘을 가진 자 앞에서 솔직해 지려면 내면에 처벌에 대한 두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용기가 있어야만 하는데 사실 이런 용기를 가진 아이는 극히 드물다. 그렇기 때문에 학생 스스로 잘못을 시인하게 하려면 매우 부드러운 말투로 처벌에 대한 두려움부터 없애 줘야 한다.

예를 들면 “이 쪽지 어떻게 된거니? 만약 네가 그랬다면 그 이유가 있을 것 같은데 선생님께 말해주지 않겠니? 그러면 네가 처벌을 받더라도 선생님이 최대한 노력해서 가벼운 처벌을 받도록 해줄게”라고 하면서 동시에 그런 잘못된 행동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그동안의 억압된 감정을 헤아려줘야 한다. 그 다음엔 그런 억울한 감정을 해소하는 방법으로 그런 방법 말고 다른 방법은 없었는지 이야기를 나누면서 건강한 방법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또한 처벌을 받는 과정에서도 잘못을 해 벌을 받는 것이니 당연하다고 생각해 혼을 낼 것이 아니라 잘못된 것에 대해 끝까지 수행하도록 하고 수행한 것에 대해서는 격려를 아끼지 않아야 한다.

이렇게 할 때 학생들은 운이 나빠 걸렸다는 생각과 억울한 감정에서 벗어나 진정으로 뉘우치게 되고 후에 똑같은 상황이 생겼을 때도 어리석은 행동을 반복하지 않게 된다.

지도하는 교사 역시 결국 평소에 사소한 감정이 해소되지 않고 억압되면 일이 커질 수도 있으니 말투가 다소 공손하지 않더라도 일단 아이의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주려는 인내를 가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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