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학교 아이들은 학교 가는 게 즐겁다고 입 모아 말해요. 전학 가는 친구가 있으면 학년을 넘어 울음을 터뜨리기도 하죠. 아이들 하나하나의 개성을 존중하고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조화로운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곳이 바로 우리학교입니다.”
‘제58회 전국현장교육연구대회’에서 최고상 심사에 올랐던 강경자 전남 옥룡초 교감의 연구 ‘들·산·천 생태체험 프로그램으로 행복한 학교 만들기’는 학생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생태 프로그램을 통해 학교생활 행복도와 자연생태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규명한 활동이다.
옥룡초는 한 때 폐교가 언급됐던 소규모학교였다. 날이 갈수록 학생 수가 줄어들고 교육 활동이 위축되던 때, 강 교감이 주목한 것은 ‘생태학습’이었다. 그는 “특히 소규모학교는 지역특성에 따른 맞춤형 교육과정을 편성․운영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우리학교 주변에는 백운산 휴양림, 서울대 학술림, 청소년 야영장, 백운산 고로쇠 약수제단, 도선국사 생태마을 등 유수한 생태교육환경이 존재할 뿐 아니라 교내외에 다양한 수목과 실습지가 있어 일상적인 생태교육이 가능했다”고 밝혔다.
강 교감은 우선 자유탐구 및 교과 재량시간 등 학년 당 30시간 이상의 생태체험교육시간을 확보해 1․2학년은 들, 3․4학년은 산, 5․6학년은 천을 주제로 잡고 각종 체험활동을 했다. 또 광양만 녹색연합과 교육협약을 체결하고 학년 당 2명씩 파견된 생태지도교사 도우미와 함께 주제 프로젝트 학습을 실시하는 한편 전교사 생태교사 직무연수(45시간)를 통해 보다 질 높은 생태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밖에도 가족텃밭을 분양하고 동물 사육장을 짓는 등 다양한 생태학습 환경을 조성하는데 힘썼다.
‘학생 개개인이 행복한 학교를 만들겠다’는 의지에서 시작된 연구는 어느덧 소문이 나 학부모들의 전학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기존 60여명이었던 학생 수가 불과 2년 만에 100여 명으로 늘어났을 정도다.
생태체험을 마친 학생들은 학교 홈페이지에 자신이 알게 된 내용, 생각, 느낌 등을 사진과 함께 올리고 친구들과 공유하도록 해 참여도를 높이고 학부모들과의 공감대도 형성했다. 학부모 A씨는 “작은 풀꽃 한 송이라도 소중히 여기고 특별한 가치를 지닌 존재로 생각하는 아이의 모습이 대견스럽다”며 “전에는 그냥 지나치던 길가의 풀과 나무의 이름들을 하나하나 부르며 생태를 이야기하는 아이의 변화가 놀랍다”고 말했다.
연구결과 3월과 12월에 있었던 사전․사후 비교조사에서 ‘학교생활 행복도’에 대해 ‘매우만족’, ‘만족’에 응답한 학생수가 22명에서 52명으로 증가했으며 학교에 대한 긍지, 교사 만족도, 친구관계 만족도, 학교등교 욕구 등의 기타 항목에서도 만족도가 크게 향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대회 출품이 전부가 아니라 매년 지속적으로 발전․보완시키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는 강 교감은 연구를 통해 “즐겁고 행복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서는 교직원의 유대감 뿐 아니라 수업 혁신을 위한 지속적인 교원 연수가 필요하고 이에 대한 교직원의 높은 실천의지가 뒷받침 돼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밝혔다. 이어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연구를 위해서는 학년 간 편차를 고려한 주제통합교육과정을 재구성 및 지역사회, 유관기관과의 협력적 네트워크 구축에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