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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네덜란드> 학부모들의 ‘자립심 키우기’ 교육

악천후 속 장거리 등·하교도 도와주지 않아
학교 과제, 입시 준비도 고스란히 학생 몫
고교 졸업 후 독립, 생활비도 스스로 벌어

네덜란드의 부모들은 자녀를 자립심 있게 강하게 키운다. 한 시간 이상의 먼 거리도 비와 눈을 맞으며 자전거로 등·하교를 하게 하고, 용돈도 정해진 금액 외에는 절대 주지 않는 등 우리나라 사람들의 시선에는 냉정하다고 느껴질 정도다.

네덜란드 학생들은 대부분 자전거를 타고 학교를 오간다. 큰 도시를 제외하면 한국처럼 시내버스나 마을버스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렇게 다니는 거리가 만만치 않다. 더구나 네덜란드 날씨는 비가 자주 내리고 겨울에도 세찬 바람이 많이 부는 날씨인데도 부모들은 자녀를 차로 학교에 데려다 주지 않는다. 이 때문에 네덜란드 학생들은 한 시간 이상 비와 눈을 맞으며 학교를 오가는 경우가 적지 않다.

자녀들의 자립심을 키우는 교육은 이것만이 아니다. 학생들은 중학교 1학년이 되는 13세부터 대부분 아르바이트를 하며 스스로 용돈을 벌기 시작한다. 학교가 끝난 시간 동네 슈퍼에 들어가면 물건을 정리하며 쌓고 채우는 직원은 대부분 나이 어린 중·고생들이다. 이 같은 일자리를 못 찾은 학생들은 농가에서 오이를 따는 일을 하거나 주말에 열리는 장터에 나가 시장에서 주인을 돕고 물건을 파는 아르바이트를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렇게 중·고생들이 아르바이트를 하는 이유는 부모들이 용돈을 넉넉하게 주지 않기 때문이다. 네덜란드 부모들은 대부분 잘 사는데도 불구하고 자식들에게 용돈 주는 것에는 아주 인색하다.

특히 핸드폰의 경우, 정액제로 한 달에 3만원 한도 내에서만 쓸 수 있도록 해주는 경우가 많다. 이 금액을 초과하면 더 이상 핸드폰 비용을 부모가 대신 내주지 않는다. 이 때문에 핸드폰을 더 많이 사용하고 싶은 학생은 자신이 돈을 벌어 쓸 수밖에 없다.

초등생은 그런 핸드폰도 없는 아이들이 대대수다. 어린아이들에게 굳이 핸드폰이 왜 필요하냐며 거의 사주지 않는다. 핸드폰을 사주더라도 전화만 할 수 있도록 아주 오래된 핸드폰을 월 만 원 정도만 쓸 수 있게 요금을 제한해 놓고 준다.

이런 문화다 보니 초등생 중에도 자신이 용돈이 필요한 경우 주말이면 슈퍼 옆에 스스로 개미시장을 열고 쓰던 오래된 물건이나 인형 등을 직접 갖고 나와 물건을 팔아 돈을 모으는 아이들을 종종 볼 수 있다.

공부도 등·하교나 용돈과 마찬가지다. 부모들은 자녀들이 스스로 알아서 공부를 하지 않으면 굳이 공부하라고 잔소리하거나 채근하지 않는다. 특히 초등학교는 책가방이 없어 집에 책을 갖고 오지 않기 때문에 자녀들에게 공부하라 숙제하라 잔소리 할 필요성도 느끼지 않는다. 아이들이 늦게 일어나도 부모가 잘 깨우지 않는다. 늦게 일어나면 지각하도록 놔둔다. 자녀 스스로 깨닫고 다시는 늦잠을 자지 않도록 두고 보는 그런 교육방식이다.

중·고교의 경우, 학생마다 가는 길이 다르다. 이 과정에서 대학을 준비하거나 직업전문대를 준비하는 것도 학생 자신의 몫이다. 부모들은 자녀들이 스스로 알아서 공부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고, 책임도 스스로 지도록 하면서 자녀를 옆에서 지켜보는 교육을 선택한다.

대학생들은 만 18세가 되면 거의 다 집을 나와 독립해서 생활하며 대학을 다닌다. 어릴 때부터 부모로부터 스스로 모든 것을 할 수 있도록 교육받은 때문인지 대학생들은 대부분 아르바이트를 하며 스스로 학비와 생활비를 벌며 공부한다.

전액을 벌 수 없다면 공부를 시작하기 전 부모와 경제적인 계약을 맺는 경우가 많다. 부모가 “집값만 보조해준다”, “학비의 50%를 도와준다”든지 하는 계약이다.

우리나라 부모의 시각으로 보면 정말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네덜란드 부모들은 자녀들을 혹독하고 강하게 교육시킨다. 그 결과 자녀들은 부모에게 정해진 용돈 외에는 돈을 달라고 요구하지도 않고 스스로 아르바이트 자리를 찾고 돈을 번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깨닫고 절약하며 생활한다. 우리도 좀 더 자녀를 강하고 자립심 있게 키우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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