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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인성이 자라는 텃밭

멸종 위기종 기르는 부천중원초
식물 관찰로 자연 소중함 깨달아



단양쑥부쟁이, 미선나무, 삼백초…. 이들 식물의 공통점은 ‘멸종 위기종’이란 점이다. 특히 미선나무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우리나라에서만 자생하는 희귀식물로,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보호받고 있다. 흔히 보기 어려운 미선나무를 비롯해 각종 희귀식물을 학교 화단에서 기르는 곳이 있다. 경기 부천중원초가 그 주인공.

부천중원초에 멸종위기 자생식물 화단이 생긴 건 지난해 6월이다. 환경부와 한택식물원이 진행한 ‘2013년 멸종위기 자생식물 가꾸기 운동’에 공모해 선정된 게 계기였다. 류재순 교장은 “자생식물 38종 1200여 포기를 한택식물원에서 제공받아 생태 체험의 장(場)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우리 학교는 아파트 밀집 지역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주변에서 자연을 경험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지요. 또 학부모 대다수가 맞벌이를 하기 때문에 다양한 체험 활동 기회를 갖기도 어렵습니다. 이 모든 아쉬움을 멸종위기 자생식물 화단이 해소해줬습니다.”

화단 꾸미기에는 학교 구성원 전체가 팔을 걷어붙였다. 학생, 교사, 학부모 할 것 없이 너도나도 식물을 심고 가꾸는 데 힘을 보탰다. 환경 동아리도 만들었다. 지난해에는 5학년을, 올해는 4학년을 대상으로 동아리를 운영하고 있다. 동아리 소속 학생들은 각자 식물 한 종을 정해 한살이를 관찰한다. 일주일에 한두 번, 식물일지도 작성한다. 청진기로 나뭇잎 소리 듣기, 나뭇잎 손수건 만들기 등 다양한 활동도 곁들이고 있다.

4학년 김미준 군은 “우리 학교 화단에서 이렇게 희귀한 식물을 기르게 돼 행복하다”면서 “얼마나 자랐는지 궁금해 시간만 나면 화단에 간다”고 말했다.

희귀식물 기르기는 아이들을 변화시켰다. 쓰레기가 버려진 것을 보면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주웠고 쉬는 시간마다 잡초를 뽑겠다는 아이들로 화단은 늘 북적였다. 김은정 교사는 “희귀식물 덕분에 학생들이 정서적으로 안정된 느낌”이라고 귀띔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식물에게 리코더 연주를 들려주던 학생입니다. 왜 그런 행동을 했을까, 궁금해서 물어봤더니 ‘식물에게 음악을 들려주면 잘 자란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더군요. 아이의 예쁜 마음이 기특해 웃음이 절로 나왔습니다. 이게 바로 제대로 된 인성교육이 아닐까요?”

부천중원초는 오는 9월 넷째 주(22~26일)에는 ‘멸종 위기 식물 친해지기 주간’을 운영한다. 학년별로 식물을 주제로 목걸이 만들기, 동시·편지 쓰기, 세밀화 그리기 등의 활동을 한다. 류재순 교장은 “앞으로도 희귀식물을 활용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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