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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연구

이성친구와 헤어졌어요

여자 친구를 사귀면서 나를 생각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고 하루하루 학교생활이 즐겁고 좋았는데, 그 친구로부터 이별 통보를 듣고 나서 심한 우울감에 빠져 있다가 그동안 집에서 형에게 당한 폭력, 엄마의 무관심 등이 한꺼번에 폭발해 극단적인 생각까지 하게 된 남학생을 상담한 적이 있다.

형만큼 성적이 나오지 않았을 때 부모님의 간섭이 없어 편하긴 했지만, 그렇지 않은 친구의 부모님과 비교를 하게 되면서 점차 ‘부모님은 내게 관심이 없다’고 판단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AB형 혈액형이 ‘천재 아니면 바보’라는 통설에 따라, ‘나는 정말 바보가 맞는다’는 비합리적 신념까지 갖게 됐다.
참으로 어이없는 생각 같지만, 감정이 불안하고 자기중심적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 청소년시기의 특징이다.



다른 여학생의 경우 학급의 반장으로 평소 활달하고 모범적으로 지내다 어느 날부터 갑자기 표정이 어두워지고 매사 의욕이 없다는 이유로 상담이 의뢰됐는데, 알고 보니 역시 사귀던 남학생에게 다른 여자 친구가 생겼다는 것이다.

청소년시기에는 엄마에게 가졌던 애착이 친구에게로 전이가 되는데 요즘은 동성친구보다는 이성 친구에게 전이가 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이런 경우 ‘나는 너를 생각해서 하는 말인데 그 친구 가까이 하지마라’라던가 ‘그 아이 공부는 잘하니? 부모님은 뭐하시니?’라고 물으면서 상대방 아이가 어떤 아이인지에만 관심을 갖는 말은 아이들에게 더 큰 상처를 주거나 선생님과의 관계만 나쁘게 만든다.

이성친구와 헤어지고 깊은 상처를 받은 아이들의 공통된 심리는 자신은 두 번 다시 다른 이성친구로부터 사랑받지 못할 것 같은 느낌, 즉 세상으로부터 버림받은 것 같은 느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런 마음을 먼저 헤아려주고 그 다음 그 아이가 가지고 있는 비합리적 신념을 수정해줘야 한다.

처음 언급한 남학생이 했던 말 중 ‘저는 사람들의 마음을 잘 헤아려주지 못해서 성격이 나쁜 것 같아요’라고 했는데, 이는 자신이 좀 더 사람들의 마음을 잘 헤아려주고 싶다는 뜻이다. 이 아이에게 자신이 얼마나 따뜻한 사람인지를 깨우쳐주면서, 형에게 매를 맞으면서 항거하지 않은 것이 두려움 때문일 수도 있지만 마음가운데 갈등을 싫어하는 평화주의자의 성품이 많기 때문이라는 것도 함께 말해줬다. 이런 모습이 때로는 남에게는 유약하고 비굴하게 보일수도 있지만, 조금만 태도를 바꾼다면 매우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다는 말을 해주니 아이의 눈은 금방 희망의 눈으로 바뀌었다.

두 번째 여학생의 경우, 성격적으로 그 남학생과 헤어진 게 잘된 일이라는 것과 그 학생보다 더 잘 맞는 사람이 따로 있다는 것을 말해줬더니 쉽게 해결됐다.

자신이 두 번 다시 이성에게 사랑받지 못할 것이란 생각에서 벗어나게 해줬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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