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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대안교과서로 수업하면 안돼

교육부 "인정도서 아니라
재량활동에도 사용 불가"
교사들 "교재선택권 확대 필요"

교과모임 교사들이 임의로 만든 '대안교과서'가 하나 둘 출간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기존의 국정교과서와는 차별되는 '또 다른 교과서'를 표방하는 대안교과서들은 내용과 편집체제에서는 참신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판매와 교재로서의 활용방법 등을 두고 시비를 일으키고 있다.

교과용도서에 관한 규정상 중학 국어·국사는 국가가 저작권을 가지는 1종도서를 사용해야 한다. 다만, 인정도서인 경우에는 재량활동시간에는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이들 대안교과서가 교과서처럼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저자와 출판사 측은 "7차교육과정이 시행되면서 교과용도서에 관한 규정 중 51조(교과용 도서 이외의 도서 등의 사용금지)가 삭제됐고, 수업에서 보조와 부교재를 사용할 수 있는 범위가 넓어졌다"고 주장한다. 교육부 관계자에 의하면 "출간된 대안교과서들은 인정도서가 아니기 때문에 정규수업시간뿐만 아니라 재량활동시간에도 사용할 수 없다"고 잘라 말한다.

또 학교와 학급단위로 부교재로 채택하는 문제를 두고 학교현장에는 불협화음도 일어나고 있다. 저자와 출판사 측은 "고교에서 참고서를 채택해서 쓰는 관행이 10년 넘게 지속되고 있는데 대안교과서를 문제삼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이와 관련해서 교사들은 "교재선택권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반응이다.

교사들이 발간한 대안교과서들은 중1.·2·고1학년을 대상으로 한 '우리말 우리글'(나라말)과 중학생용 '살아있는 한국사1·2'권(휴머니스트)이다. 두 책들은 전국적인 교과모임(전국국어교사모임·전국역사교사모임)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대안교과서'를 표방하고 나선 이 책들은 그 내용과 편집체제, 기획 의도 면에서는 대체적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저자들은 "왜 국정교과서 하나만 존재해야 하나"라는 문제의식에서 "교사들이 중심이 돼서 교과서를 만들어 보고 싶었다"고 말한다. 두 권의 책들은 "사람중심, 활동중심 편성이라는 점에서 기존의 교과서와는 차별성을 보이고 있다"고 저자들은 주장한다.

중1 대상 '우리말 우리글'은 지난해 3월 학생용과 교사용지도서로 함께 출판됐다. 조장희 교사(서울 신일중·공동 저자)는 기존 교과서와 다른 점으로 '기능이 아닌 주제별 구성과 활동중심의 편성'을 손꼽는다. 그는 "언어는 기능별로 나눠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총체적으로 동시에 이뤄진다"는 점과 "시를 이론적으로 배우지 않더라도 시를 짓고, 느낌을 그림으로 그려보고, 발표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시의 이론도 익힐 수 있다"는 원리 등이 그 이유라는 것이다. 이 책에 대한 교사들의 반응은 높은 편이다.

반면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한 교과서 전문가는 "얼마나 교육적인지는 종합적으로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며 "1종교과서의 획일성에서 오는 폐해를 극복하고자 하는 대안교과서가 또 다른 획일화의 소지를 안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같은 생각을 가진 회원 중심의 편집진에서 오는 한계"를 그 이유로 든다. 또 교과서와 혼란을 일으키는 사례도 있다. 최근 한 언론에서는 "이동통신회사의 TV광고가 고교 교과서에 실렸다"면서, '우리말 우리글'을 교과서로 소개하기도 했다.

'살아있는 한국사 교과서1·2'는 전국역사교사모임의 5명의 교사들이 함께 저술했다. 이 또한 기존의 교과서와는 차이가 많다. 저자 김육훈 교사(서울 상계고)는 "현대사의 비중을 높이고 여성의 역사를 다루고 아이들의 관점과 눈 높이를 고려했다"는 점이 기존의 교과서와 다른 점이라고 했다. 이 책에 대해 류재택 박사(한국교육과정평가원)는 "내용상 무난하고 흥미롭게 재구성됐다"면서도 "발해사 부분이 미약하고, 왜곡된 한­일 고대사 부분이 제대로 파 헤쳐지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한 중학교 교사는 "대안교과서를 표방하면서 가격은 기존 교과서 보다 7배까지 높다"며 "너무 비싼 것 아니냐"며 갸우뚱했다. 이런 지적에 대해 우리말 우리글의 김주환 교사(저자·서울 장위중)는 "저가 교과서 정책으로 교과서의 질이 떨어졌다. 대안교과서 가격은 현실화된 가격"이라고 말했다. '우리말 우리글'은 1만원 '살아있는 한국사 교과서'는 1만 2천원이다. 반면 중1 국어 교과서는 2590원, 3학년 교과서는 1180원이고 중학생 국사(상)은 151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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