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여건 개선, 저소득층등 지원에 중점 정보화 인프라 등 교원지원 강화도 계속 공화당 선거 승리로 기조 변경 가능성도
미국의 회계연도는 10월 1일에 시작해 이듬해 9월 30일에 끝난다. 그래서 1월 말경에 발표되는 대통령 연두교서는 그 전 해 3월 발표된 예산안에 들어있던 정책 방향에 대해 중간 점검을 하고, 중요 내용에 대해서는 다시 한 번 강조하는 의미가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해 3월 4일 발표한 예산안 중에서 교육예산은 690억 달러(약 75조 원)다. 전체 예산 3조 9000억 달러(약 4223조 원)에서 비중은 높지 않지만 전년도에 비해 2% 증가한 수치다.
각 주와 교육자치구마다 자율성을 보장하고 있는 미국에서 연방정부가 각 지역의 교육정책에 미치는 영향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이 때문에 연방정부에서 책정한 교육 예산은 전국적으로 실시되는 정책을 위한 것이 주를 이루고 있다.
연방정부의 교육 예산 중 38%는 무상 학비보조 장학금, 21%는 열악한 지역의 학교에, 18%는 특수교육에 지원하고 있다. 주 별 교육개혁을 평가해 지급하는 예산은 23%를 차지하고 있는데 주로 질 높은 유아교육, 직업교육, 고등교육의 기회 균등을 위해 할당됐다.
예산안을 통해 오바마 정부가 가장 강조한 정책 방향은 기회 균등 보장이다. 미국은 대학 등록률이 증가하고, 저소득층과 소수민족 학생의 중퇴율은 감소하는 등 기회 불균형이 완화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기회 균등이 충분히 보장되지 않고, 사회경제적 지위가 학업성취에 미치는 영향이 너무 크다는 비판도 계속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오바마 정부는 연방정부가 추진하는 모든 교육 정책에 기회 균등을 중요한 지표로 포함시켰다. 유아·특수교육 지원, 교육여건이 불리한 학교들을 지원하는 교육부의 타이틀 원 사업(Title I) 등이 그 예다.
주 별 교육개혁 성과를 평가해 지원하는 ‘최고를 향한 경주’ 사업에서도 기회 균등을 강조하면서 ‘최고를 향한 경주-형평성과 기회(Race to the Top-Equity and Opportunity)’라는 새로운 영역을 예산에 포함시켰다. 교육 기회와 학업 성취의 격차를 줄이는 데 기여한 주와 교육자치구에게 평가를 통해 인센티브 형식으로 예산을 지원키로 한 것이다.
같은 기조 아래 모든 저소득층 가정 만 4세 유아교육 지원, 고등교육 등록금 지원, 졸업률 제고를 위한 저소득층 학생 재정 지원 등이 강조되고 있다.
오바마 정부의 또 다른 핵심 교육정책 방향으로는 교원에 대한 지원 강화를 들 수 있다. 기본 방향은 정부가 모든 교원에게 효과적인 수업에 필요한 자료 등을 지원하고, 교원은 학생들의 필요에 따른 맞춤형 개별화 교육이 가능토록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커넥티드(connectED, 본지 2014년 7월 7일자 8면 참조)’ 사업의 일환으로 ‘커넥트에듀케이터즈(ConnectEDucators)’ 사업을 통해 미 전역의 학교에 인터넷, 컴퓨터, 태블릿, 소프트웨어 등과 같은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교원들이 첨단기술을 활용해 학생 개개인에 적합한 맞춤형 진로교육 등을 제공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학교 내 총기규제 등과 같은 지침을 마련해 학교가 더 안전하고 긍정적인 환경이 되도록 하는 데에 중점을 뒀다.
그러나 공화당은 연방정부의 교육 예산이 오바마 대통령이 내세운 ‘중산층 살리기’ 구호의 일환이고, 지난해 11월 중간선거 표심을 염두에 두고 수립된 극히 정치적인 예산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정부가 지원하는 직업교육 예산 등을 비판하면서 이번 예산안은 이제까지 발표된 예산안 중 가장 무책임한 예산안이라고 평가했다.
결국 중간선거에서 오바마 정부가 표심을 잃고 공화당이 승리함에 따라 오바마 정부가 지금까지 추진해왔던 교육정책을 이어가는 데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곧 있을 2015년 연두교서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어떤 방향을 제시할지 지켜보면 흥미로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