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RW 州-뒤셀도르프 시 협력
예방사업 연계·체계화로 효율↑
안티모빙 수업, 뮤지컬 등 활용
헤센·함부르크도 예방사업 추진노드라인베스트팔렌(NRW) 주 교육부가 주도(州都)인 뒤셀도르프 시와 함께 폭력예방을 위한 전담기구를 창설했다. 명칭은 ‘노드라인베스트팔렌 주 학교폭력 예방과 사이버폭력 예방 기관(Landesstelle für Gewaltprävention und Prävention von Cybergewalt an Schulen in Nordrhein-Westfalen)’이다.
학생을 사이버따돌림 등 폭력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기구로 사후 대처보다는 예방교육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과 보급에 집중하는 것이 특징이다.
노드라인베스트팔렌 주 교육부장관인 실비아 뢰어만은 “모두가 함께 공생하는 장소인 학교에 폭력과 왕따가 발붙일 수 없도록 해야 한다”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어린이와 청소년을 폭력과 왕따 앞에 강해질 수 있도록 교육시키는 일”이라고 창설 취지를 밝혔다.
학교분위기를 변화시키고 조성하는 책임이 학생 각자에게 있다는 것과 폭력과 사이버 따돌림의 심각성을 주지시키는 교육을 통해 모든 학생이 의식을 갖고 주변에서 일어나는 작은 따돌림이라도 적극 개입해 초기에 해결하도록 만들겠다는 것이 주 교육부의 목표다. 학생들이 수동적인 방관자의 태도를 벗어나 따돌림과 폭력은 스스로 해결해야 할 과제임을 인식하고 학교폭력 문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도록 교육하겠다는 것이다.
기구는 기존에 산재해 있는 각종 폭력·사이버따돌림 예방 프로그램을 네트워크로 연계시키는 작업을 우선적으로 할 예정이다. 체계화시킨 프로그램들은 심화작업을 거쳐 교육효과를 높일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독일에서는 교육 뮤지컬, 교육연극, 안티모빙 교육, 행복수업, 경찰교육 프로그램 등 다양한 폭력예방 프로그램들이 운영되고 있어 이 프로그램들을 연계·심화한다는 것이다.
그 중 가장 많이 알려진 것은 안티모빙 교육이다. 모빙은 집단 따돌림과 유사한 개념으로 안티모빙 교육은 쉽게 생각하면 따돌림 방지 교육이다. 베를린자유대 교육연구팀은 ‘페어플레이’라는 안티모빙 수업을 개발해 많은 학교에 배포했다. 이 프로그램은 전 학년을 대상으로 일주일 간 진행되는 17시간의 프로젝트 수업으로 구성됐다. 학교폭력과 관련된 다양한 주제의 상황극과 토론 등을 통해 따돌림의 심각성을 인식시키고 사회성을 기른다는 취지다.
베를린 지역에서 7~9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시행된 이 수업은 큰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수업 전에는 왕따를 경험한 학생이 24%였으나 수업 후 12%로 줄었고 가해자도 24%에서 19%로 감소했다. 무엇보다 현장에 있는 교사들의 반응이 매우 긍정적이었다. 이전보다 감정을 거칠게 표현하는 학생이 눈에 띄게 줄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안티모빙 프로젝트는 독일 전역에 보급되고 있다.
헤센 주 문화부와 건강보험사가 함께 운영하는 ‘왕따 없는 학교’ 사업도 대표적인 안티모빙 프로젝트다. 헤센 주는 이 프로젝트를 위해 1000여개의 안티모빙 관련 수업자료와 학부모 정보 등을 제작, 배포했다. 4년 전에 이미 12개 학교를 시작으로 안티모빙 수업이 진행되고 있는 함부르크 주도 좋은 모범사례다.
뮤지컬을 통한 폭력예방 교육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2012년부터 21개교가 참여하고 있으며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국가적인 대형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국제 공연예술 그룹인 젠 로소(Gen Rosso)가 학교를 일주일 간 방문해 춤과 노래를 지도하면서 ‘가로등(Streetlight)’이라는 작품을 함께 준비해 대형무대에서 공연하는 프로젝트다.
‘가로등’은 폭력은 폭력을 낳고 결국에는 비극을 불러오게 되는 과정과 비극의 순간에 동반되는 청년들의 갈등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내용이다. 학생들은 춤과 음악을 배우고 전문가로부터 멘탈 트레이닝을 받기도 하면서 30번이 넘는 워크숍을 통해 공연을 준비한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학교들은 공연 후 학교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는 것을 경험했다며 프로젝트 결과에 만족하고 있다.
베를린의 그립스(Grips) 극장의 교육연극 ‘위버 융스(Über Jungs)’도 폭력예방 교육으로 유명하다. 법원으로부터 요리수업에 참여하라는 판결을 받은 다섯 명의 폭력적인 청소년이 등장하는 작품으로 14세 이상 청소년이 대상이다.
극단에서는 학생과 교사가 연극을 관람한 후 그 내용을 주제로 수업을 할 수 있도록 교재를 제공한다. 교재에는 전체적인 줄거리를 정리하는 단계부터 토론, 교실에서 직접 사용할 수 있는 연극 대본, 수업시간별 주제 등이 상세하게 정리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