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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의 소리> 아직도 교복을 못 입는 이유

교육부가 올해부터 전면 시행한 교복 학교주관구매제로 인해 일선학교와 학부모들 간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최근 사단법인 한국교복협회가 자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입학식 당일까지 학교주관구매제를 통해 교복낙찰업체의 절반 이상이 교복을 납품하지 못했다.

신학기 두달째, 여전히 사복 등교라니

몇몇 언론보도와 주위 학교, 학부모들이 내뱉고 있는 불만사항은 교복 학교주관구매제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대부분의 대기업 브랜드 업체는 입찰에 참여하지 않고 영세한 중소업체들만 참여해 수요 및 공급이 맞지 않아 교복 없이 입학식을 한 것이었다. 학부모들은 교복 구매 과정의 불편함을 호소하며 제품의 질 하락 등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그런데 교복업계는 학교주관구매제가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에 교육부는 상당수의 학교들이 교복 착용 시기를 늦춘 것이 주요 원인이라는 서로 상반된 입장을 취하고 있을 뿐이다.

알다시피 교복 학교주관구매제란 교육부가 학부모의 교복 값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새롭게 도입한 제도로, 올해부터 모든 국공립학교는 의무적으로 경쟁입찰을 통해 공급업체를 선정하고 교복을 공동구매하도록 하고 있다. 경쟁입찰제도로 교복 값의 거품을 빼고 학부모의 경제적인 부담을 덜어 주자는 것이 가장 큰 핵심인 것이다.

물론 학교주관구매제로 인해 교복 값은 전체적으로 30% 가량 내려갔다. 그러나 문제점도 만만치 않다.
가장 큰 문제는 구매하고자 하는 학생 수를 사전에 미리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학교주관구매제가 모든 학부모에게는 강제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일부 학생들이 선배들의 교복구매신청서에 교복 물려입기를 선택할 경우에 학생 수에 따라 학교에서 일괄적으로 구매량을 사전에 예측할 수 없다. 뿐만 아니라 교복가격의 과열경쟁으로 인해 품질 저하, 재고 부족 시 교환 및 구매 불가능, 매장 위치에 따른 AS의 불편함 등 문제점도 나타나고 있다.

현장 목소리부터 듣고 개선방안을

이렇다 보니 일선학교에서는 3월 입학식이 지난지 두 달이나 됐지만 신입생들이 언제 교복을 입고 등교할 수 있을지조차 확정지을 수 없다. 몇 개월 동안 사복 혹은 체육복을 입고 등교하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본인이 근무하는 학교도 교복 학교주관구매제가 세 차례나 유찰돼 당분간 사복을 입고 등교하는 상황이다.

소비자의 자율적인 선택구매를 제한하는 학교주관구매제는 반드시 개선이 필요하다. 대부분 학부모들의 생각은 교복을 구입할 때 가격뿐만 아니라 원단, 바느질, 기능, 착용감, A/S 등을 직접 꼼꼼히 따져보고 구매하고 싶다고 말한다. 교육부는 교복은 가격만 싸면 된다는 단순한 논리에서 벗어나 교복에 대한 학부모와 학생들의 다양한 의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리해서 품질 좋고 저렴한 교복을 구입할 있는 현실적 대안이 우선적으로 마련돼야 한다.

시행 첫 해 속출하고 있는 여러 부작용들을 잘 살펴야 한다. 교육부는 교복 학교주관 구매제도가 조기에 정착될 수 있도록 제도를 시행하기에 앞서 교육청·학교·학생·학부모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이를 적극 반영하고, 잘못된 점은 개선해 나가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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