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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9시 등교’ 정치적 독선 이제 그만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지난해 취임하며 9시 등교를 비롯해 상·벌점제 폐지, 교장·교감 수업, 사계절방학, 꿈의 학교, 혁신공감학교 운영 등을 내세우고 ‘학생 중심, 현장 중심’으로 교육의 틀과 문화를 바꾸겠다고 호언했다. 그러나 다수의 교육관련 단체들이 평가한 자료를 보면 부정적 의견 일색이다.

‘경기교육희망네트워크’가 이 교육감의 공약을 평가한 결과에서 부정적 답변이 절반이 넘는 57.8%를 보였다. 편을 들어줄 것 같았던 교육·노동 시민단체들의 혹평은 의외다. 정책 시행 과정이나 학부모, 교사와의 소통에 대해선 매몰찬 평가를 내렸다. 올 봄에 실시한 여론조사에서의 두 차례 결과를 보더라도 이 교육감은 전국 17곳의 시도교육감 중 직무수행평가 항목에서 14·16위를 차지했다.

이 교육감 정책들은 대개 포장만 화려한 빛 좋은 개살구들이란 의견들이 나온다. 학생을 위하는 것 같아도 면밀히 살펴보면 혈세를 낭비하고 오히려 학생과 학부모를 기만하는 것들이라는 게 1년 평가다. 논란만 많고 교육효과 검증이 안 된 혁신학교를 양적으로 늘리며 예산을 퍼붓고 있다. 9시 등교, 상·벌점제 폐지 등 일련의 해프닝은 학교 구성원 의견이나 전문가 견해를 무시한 횡포에 가까웠다. 우선 먹기에는 곶감이 달다고 9시 등교 및 학생 자율존중 등은 그 폐단을 보완하지 않은 채 나온 졸속정책으로, 특히 입시를 앞둔 인문계 고교생들에게는 치명적이었다.

김상곤 전 교육감이 치밀한 ‘혁신학교’ 전략으로 세간의 주목을 끌고 정치권에 발을 디뎠던 것처럼, 그 역시 노이즈 마케팅이라도 해서 눈길을 끌어보고 그 다음 단계로 가겠다는 정치적 포석이라면 이제 그만했으면 한다. 진정 교육을 염려하는 것이라면 더욱 겸손하게, 그리고 묵묵히 현장을 존중하며 진정 아이들을 위하는 길에 대해 성찰하기를 바란다. 그간 고집해 온 9시 등교, 상벌점제 폐지가 좋은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고 호도하지 말고 현장의 냉랭한 반응을 체감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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