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프랑스 교육부는 ‘프랑스 고등교육 및 연구제도’에 관한 연간보고서를 출간했다. 이번 보고서에는 대학에서 공부하기 위한 입문 과정부터 대학 생활, 졸업 후 사회 진출까지 총 49개 주제의 교육현황이 상세하게 담겼다. 이 자료는 국립경제통계연구소(INSEE), 평가센터(CEREQ), 학생생활연구소(OVE) 등의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된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도에 250만 명 가까운 학생이 대학교와 대학원 석·박사 과정에 등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2년에 비해 1.8% 상승한 수치로 역대 최고 수치를 기록했다.
2000~2012년 사이에 프랑스에서는 대학교 이상 재학생이 두 배 이상 급증했다. 2013년 20~24세의 60%가 대학교육을 받은 반면 45~49세 연령대에서는 32%만이 고등교육을 받은 통계에서도 고등교육 이수자가 급증한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고등교육에 대한 접근이나 기회가 확대된 것과 연관이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고등교육 이수자 증가는 취업문제와 직결돼 있다. 대학학위를 받은 사람의 13%가 취업난을 겪는 반면 학위가 없는 사람은 25%가 취업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와 학위가 취업에 유용하다는 인식이 확산됐기 때문이다.
세르지 퐁투아즈 대학의 프랑스와 제르미네 학장은 “학교를 졸업한 후 30개월 이내의 취업률 조사에서 석사 이상 졸업자의 취업률은 90%로 전문대나 일반대학 졸업자보다 높게 나타났고, 직업 환경이나 월급에도 큰 차이가 나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이러한 요인들이 학생들에게 공부를 더 오래하도록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석사 이상 취업자의 최저임금은 1850유로(233만원 정도)로 학사 이상자(1500유로·189만원 정도)보다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사회적으로 취약한 가정에서의 대학 진학률은 46%로 중산층 이상 가정의 진학률 79%보다 낮았다. 대학원이상 진학률 또한 중산층 이상 가정은 30%인데 반해 저소득층 가정의 진학률은 7%에 그쳤다.
프랑스의 국가 교육 지출비용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평균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2013년 프랑스는 교육예산으로 287억유로(36조 6천억원 정도)를 배정했으며 이 금액은 2012년에 비해 1.2% 증가한 규모다. 정부가 제공하는 한 학생당 연간 학비는 1만1540~ 1만4850유로(1450만원~1870만원)가 되며 이는 1980년에 비해 40%나 많은 금액이다.
이 예산안으로 66만 명의 학생이 장학금을 받았고 보험이나 주거보조비용 등으로 6억유로(7500억원)가 지출됐으며 100만 명의 교수 및 연구원 보조비용 등으로도 사용됐다.
고등교육 이수자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자트 발로 밸카셈 교육부 장관은 6일 학생들의 생활고를 덜어주기 위해 2017년까지 대학등록금을 인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대학등록금은 이미 십년 전부터 동결된 상태로 정부 지원금 외에 학생들이 직접 내는 등록금은 한 해에 학사과정 184유로(23만원), 석사과정 256유로(32만원), 박사과정 391유로(49만원)정도다.
이에 앞서 교육부는 대학생들이 삶의 질을 개선하고 학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학생 서비스를 확대하고 복잡한 행정절차를 개선하기로 했다. 학년 초에 학생 개인에 관한 서류를 학교에 한번 제출하면 장학금 신청이나 주거 혜택을 받기 위한 일련의 행정절차를 추후에는 학교에서 도맡아서 진행하는 서비스를 마련키로 했다. 또 2017년까지 대학 캠퍼스 안에 학생들을 위한 의료센터를 30여개로 확대 건립해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