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꿈과 끼를 키워주는 교육은 모든 학년 모든 교육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이뤄져야 하는 것 아닌가요? 한 학기만 따로 빼서 적성과 진로를 찾아보라고 풀어주고, 다시 2학년부터는 기존의 주입식 수업으로 돌아가는 것이 얼마나 의미 있을까요.”
지난 4일 방학을 맞아 한양대에서 실시된 자유학기제 교원역량강화 연수에서 만난 교사들이 입을 모아 제기했던 의문은 바로 이런 점이다. 진로직업교육은 한 학기에 단기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연수에서 만난 경기 D중 교사는 “기존 교육과정의 틀을 깨고, 동아리 활동을 늘리기 위해 억지로 교과 시수를 줄이거나 변형하고, 1학년 시간표 때문에 2~3학년까지 총체적으로 무리한 시간표를 짜면서까지 자유학기제를 운영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학생들의 꿈은 다양한데 이를 요리, 마술, 스포츠와 같이 한정된 동아리의 틀에 억지로 끼워 맞추는 기분”이라며 “1~3지망까지 해서 최대한 원하는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하겠지만 어쩔 수 없이 원치 않는 동아리에 들어가는 학생들과 교사들이 생길 텐데, 서로에게 스트레스가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학생들의 발달과정상 자유학기제는 중3이나 고1에 시행하는 것이 더 타당하다는 의견도 많았다. 서울 C중 교사는 “갓 중학교에 입학한 1학년들은 사실 진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기에는 너무 어린 나이여서 교사들의 의도를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그저 신나고 재미있는 체험 정도로만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서울 A중 교사는 “자유학기를 하는 1학년들을 보면 초등학교 7학년 같다”고 말했다. 시험이 없었던 초등에서의 분위기가 중학교까지 이어지다보니 내신관리의 중요성도 늦게 깨닫고 진로에 대해 진지하게 바라볼 준비도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3학년에 하면 자신의 성적도 어느 정도 알고 진로에 대해 진지하게 바라볼 자세가 돼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 D중 교사도 “중1이 상대적으로 입시 부담이 덜하기 때문에 행정적인 편의에서 이렇게 한다는 생각”이라며 “아일랜드의 전환학년제는 정착까지 40년이 걸렸는데, 도입 3년 만에 전면은 너무 서두르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속도에 집작할 것이 아니라 정부가 바뀌더라도 자유학기제가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시스템과 지원방안을 마련하면서 점진적으로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