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1학년 1학기에 진로교육을 집중 실시하는 진로교육집중학기제(이하 진로학기제)를 올해 시범 운영하는 계획에 대해 현장에서 “입시를 고려해 신중해야 한다”는 우려가 나와 향후 추진에 관심이 쏠린다.
교육부는 20일 대통령에게 보고한 2016년 업무계획에서 올해 일반고 37개 학교에 진로학기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진로학기제는 자유학기제처럼 수업시수가 조정되진 않는다. 대신 창의적 체험활동(자율‧봉사‧동아리‧진로 활동)에서 진로활동을 40% 이상 확보·운영해야 한다. 일반 교과 수업에서도 진로 연계활동이 강조되며 선택과목인 '진로와 직업' 과목이 필수다. 과정중심 평가만 하는 자유학기제와 달리 지필평가도 병행 실시한다.
교육부는 이미 시범학교 선정에 착수, 다음 달까지 마무리하고 이번 1학기부터 시행에 들어갈 계획이다. 적용 모델에 관한 정책연구도 막바지 단계다.
교육부 관계자는 "올해는 시험적으로 고교 1학년에만 도입하지만 본래는 자유학기 전후로 한 학년 또는 학기 동안 진로와 연계한 교육과정을 통해 학생의 꾸준한 진로탐색을 유도하려는 제도"라며 "효과가 검증되면 전체 초·중·고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교총은 이날 입장을 내고 "현장 준비 및 입시 등 현실적 문제를 고려해 도입을 재고하고, 중학교 자유학기제 안착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학교 현장도 취지에 공감하지만 현실적 문제를 우려했다. 특히 평가에 대한 걱정이 많았다. 경기 A고 교사는 "진로교육은 특히 고교생들에게 반드시 필요하다"면서도 "과정평가가 대입에 반영되면 학교 부담이 크게 늘 것 같다"고 우려했다. 충북 B고 교감은 "학생들에게 진로 체험 기회를 주는 건 좋지만 대입에 반영되지 않으면 참여가 저조할 것"이라고 봤다. 이어 "제도가 정착되려면 수업 시수 감축 등을 통해 학생에게 여유를 줘야 하는데 대학 위주 교육제도가 근본적으로 개선되지 않고는 힘들다"고 덧붙였다.
제주 C고 교사는 명확한 운영 모델 제시를 주문했다. 이 교사는 "진로진학상담교사가 도입 몇 년이 지났는데도 역할이 3학년 부장 등 타 교사와 구분되지 않자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며 "교육부가 담당교사, 교과 재구성 방식 등에 대한 구체적 방안부터 내놔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