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교원들이 학부모 대응, 정부의 자료 제출 요구 등 수업 외의 잡무로 인한 피로를 호소하고 있다.
문부과학성은 지난해 10월 전국 공립 소·중학교 451개교 교원을 대상으로 학교 현장에서의 애로점과 고충에 대해 설문 조사한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교원의 90%가 업무 과중으로 부담을 느낀다고 밝혔다.
특히 교원의 70% 이상이 가장 부담되는 업무에 대해 ‘학부모가 제기하는 불만에 대응하는 것’과 ‘보고서 작성’을 꼽은 것으로 나타났다. 학부모와 지역사회의 요구 처리, 학사 관련 통지서 작성, 학부모회 활동, 문제 학생 지도, 동아리 활동 지도와 대회 인솔, 학교 행사 준비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최근 일본에서는 자녀 문제의 모든 원인을 학교로 돌리며 교원을 압박하는 학부모들이 늘어나면서 ‘몬스터 보호자’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다. 학교를 찾아오거나 한 시간 이상 전화를 붙들고 불만을 쏟아놓는 학부모들로 인해 우울증, 각종 질병으로 학교를 휴직하거나 떠나는 교원들이 해마다 늘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정부나 교육위원회에서 수시로 요구하는 각종 자료를 제출하고 공문서를 처리하느라 수업과 학생 지도에는 소홀해진다는 목소리가 높다.
교원들의 근무시간 실태 조사도 이뤄졌다. 이에 따르면 교원들이 학교에 있는 시간은 하루 평균 소학교가 11시간 35분, 중학교가 12시간 6분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집에까지 학교 업무를 가져가 처리하는 데 소학교 교원은 1시간 36분, 중학교 교원은 1시간 44분을 할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학교 교원이 학생 동아리 활동 지도에 쓰는 시간도 일주일에 7시간 42분이나 됐다. 이같은 결과는 전 세계 교원들의 평균 2시간에 비해 3배 이상 많다는 분석이다.
학교 현장에서는 교원의 업무 영역을 두고 여전히 논란이 있다. 수업과 생활지도만을 본래 업무로 봐야 한다는 의견과 학생과 관련된 모든 일을 책임지고 처리해야 한다는 의견이 분분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업무 부담을 줄이고 수업과 생활지도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는 데에는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