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가 최근 정교사는 물론 대체 임시교사마저 부족해 각급학교의 수업 공백이 빈발하고 있다.
프랑스 서부 생나제르 지역의 아리스티드 브리앙 고교는 지난해 성탄절 이후부터 5학급이 영어 수업을 받지 못했다. 임시교사는 두달 가까이 지난 2월 22일이 돼서야 채용됐다. 파리의 마드 프랑스 중학교도 1·3학년에서 한 학기 동안 각각 72,97시간이나 수업을 못해 대략 3주간 수업 공백을 겪어야 했다. 파리의 도리안 고교도 지난해 겨울 여러 교과 교사의 부재로 3~7주 정도 영어, 철학, 경제 등 주요 교과 수업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했다. 심지어 바칼로레아를 대비한 임시 고사를 치르고서도 평가를 담당할 교사가 없어 학사 일정에 차질을 빚게 됐다.
초등학교에서도 지난 1월 중순부터 발두와즈 지역 200여개 학급, 센 생드니 지역 250개 학급이 담임교사 없이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수업 공백에 학생들의 학력 저하를 우려한 학부모들의 항의가 거세지고 있다. 에흐베 장 르 니제 프랑스 학부모연합회장은 “정교사는커녕 임시교사마저 필요한 시기에 적절히 배치되지 않아 안정적으로 수업을 받을 수 없고 교육의 질마저 떨어질 우려가 크다”며 “지난해 9월 이후 한 학기 동안 57개 지역구 내 학교에서 빠진 수업 일수를 모두 합하면 6000일에 이를 정도로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프랑스의 교원 부족 사태는 지난 2007년과 2012년 예산 부족 등의 이유로 정부가 8만 명에 이르는 교사를 감축해서다. 현 정부가 6만 명의 교사를 재고용하겠다는 계획을 추진 중인 것에서도 교사 부족 상태의 심각성을 보여주고 있다.
게다가 이번 겨울에는 독감이나 가족 간호 등으로 수업을 빠지게 된 정교사가 대거 늘어나 대체인력으로 고용했던 임시교사마저 부족해 지고 있다. 실제로 교육부에서는 정교사가 15일 미만으로 결근한 경우에는 38%만 임시교사로 대체됐고, 그 이상 빠진 경우는 97%가 대체됐다고 발표했다.
임시교사도 2000년에는 프랑스 전체에 3만3000명이 등록돼 있었지만 2016년 현재는 2만 명으로 대폭 줄었다. 교육부가 2013년 이후, 초등 임시교사는 2172명을 새로 고용한 반면, 중등에서는 30여명 밖에 고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정교사의 병가 등 예측하지 못한 공백 상황에서 동료 교사들이 수업을 나눠 보충하거나 심지어는 지역 내 학사 졸업자를 대상으로 긴급하게 교사를 채용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이에 따라 교육청에서는 각 학교가 필요에 따라 수업에 정교사를 채용할 수 있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프랑스 전국교원노조연합 관계자는 “교사 없는 수업시간을 없애기 위해 현실적으로 학교 내에 있는 교사들의 협조와 희생을 요구하는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며 “교사 부족은 교육의 질 제고와 안정적인 교육 정책 추진에 장애가 되는 만큼 교원 확보가 시급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