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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캐나다, 유치원부터 영·불 이중 언어교육

오타와市 불어 수업 20→150분으로 확대
구직에 유리…빈곤층 기회균등 강화 차원

캐나다 수도 오타와시(市)에서는 9월 신학기부터 유치원에서 영어와 불어 이중 언어교육을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캐나다 오타와-칼튼 교육위원회는 최근 유치원 주니어(초기 1년)부터 영어와 불어를 50%씩 균등하게 가르치기 위해 불어 교육 시간을 하루 20분에서 150분으로 대폭 늘리기로 합의했다. 지역 내 유치원에서 불어 교육 희망자가 확대되고 있는 추세를 반영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역 내 가톨릭교육청 관할 유치원에서는 이미 영어·불어 두 언어에 대한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유치원 시니어(2년) 과정에서 불어 몰입반에 참여하는 학생도 과반에 이르고 초등 4학년에서는 그 비중이 80%에 달하는 등 불어 교육에 대한 반응이 뜨거워지고 있어서다.

영어 교육 부실을 우려하는 일부 학부모의 반발도 있었지만 70%에 달하는 학부모가 이에 동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어와 스페인어가 중심이 되고 있는 북아메리카에서 불어의 입지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지만 캐나다 불어권의 ‘불어 지키기’ 정책은 오히려 강화되고 있다.

불어는 연방 정부에서 독립을 꾀하는 퀘벡주의 공식 언어지만 영어권인 온타리오주에서도 인구의 4.8%인 58만 2000여 명이 불어를 쓴다. 특히, 수도 오타와에만 불어 인구가 14만3000여 명 거주하고 있어 온타리오주 내 타 지역과는 달리 불어 교육이 공교육의 주된 이슈로 대두되고 있다.

런던을 위시한 여타 온타리오 영어권 학교에서는 불어수업을 4학년 때 필수 교과로 시작해 9학년(고교 1학년)에 교육을 마친다. 그러나 오타와에선 현재도 유치원에서 매일 20분, 1~3학년은 매일 40분씩 불어 수업을 받고 있다.

오타와-칼튼교육청은 “불어가 중요함에도 이민자나 저소득층 가정의 자녀들은 불어 몰입반을 수강하는 비중이 적어 상위 학교에서나 사회 진출 시에 손해를 보는 경우가 많다”며 “유치원부터 불어 기초 교육을 강화해 기회의 평등을 꾀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종종 엘리트 교육이라고 비판받는 캐나다의 불어 몰입교육은 1980년대 도입된 이후 1990년대까지는 정체를 면치 못했다. 그러다 점차 불어 구사 능력이 구직에 경쟁력 있는 요소로 인식되면서 최근 들어 중산층 가정에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오타와 지역에서 유치원 2년생과 초등 1학년의 불어 몰입반 비중은 2009년만해도 절반이 되지 않았으나 2016년 현재 68%에 달하고 있다.

그러나 고교 진학 시기가 되면 오히려 불어 몰입반 비율이 급격하게 줄어드는 모순된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불어 몰입반 학생이 대거 영어 중심 학교로 선회하고 있어 캐나다 전역에서 불어 몰입반 학생이 10%도 채 되지 않을 정도로 소수에 그친다는 것이다. 아무리 불어가 중요하다고 해도 영어가 대세라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실제로 캐나다의 영·불 이중 언어 사용 인구는 2001년 10.3%였으나 2011년엔 9.7%로 하락했다. 불어 몰입교육으로 이중 언어 사용자가 가장 많은 15~19세 연령층에서도 같은 시기 사용자 비중이 15.2%에서 11.2%로 줄었다. 반면, 불어권인 퀘벡 지역의 영어 이중언어 구사자는 1961년 25.5%에서 2011년엔 42.6%로 크게 늘었다.

복합적인 상황이지만 조기 언어 교육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오타와 외의 다른 교육청에서도 유치원의 이중 언어 교육은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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