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부터인가 한문이 우리들 일상에서 멀어진지 오래고 신문에서 조차 한자를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자주 익히지 않으면 잊어버리는 한자, 매일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으며 한문 실력을 쌓아가는 아이들이 있다.
하루도 빠짐없이 교장 선생님으로부터 한자를 배우는 해남동초등학교 아이들이 그 주인공들이다. 이 학교 여성무교장(60세)은 작년 4월부터 매일 아침 8시 40분부터 10여분간씩 전교생을 대상으로 한자 수업을 한다. 교내 방송으로 교장 선생님이 일일이 획을 세어가며 쓰고, 한자 이야기로 강의하고 학생들은 교실에 설치된 TV를 통해 수업을 받으며 담임 교사들이 도와 준다.
학생들은 하루에 3자씩 배우지만 제대로 익히기 위해 집안 곳곳, 심지어 화장실까지 한자를 붙여 놓아 외우고 써보는 등 열성적이다.
이와 같은 여교장의 한자 교육에 대한 깊은 관심 덕에 동초교 학생들의 한자 실력은 수준급이다. 일년 반이 지난 10월말 현재, 한자 공인 시험에서 2급 2명, 3급 12명, 4급 43명, 5급 205명, 6급 357명, 7,8급 723명 등으로 전체 학생 1627명 중 82%인 1,342명이 자격증을 획득하였다.
여교장은 어휘력이나 사고력 향상 뿐만아니라 특히 인성 교육에 본질적 의미를 두고 한자 교육에 힘을 쏟고 있으며, 내년에는 전교생을 대상으로 중국어 교육도 실시할 계획이다. 중국 시대가 열리고 있고, 대학 진학이나 기업 입사 시험 때 한문을 중요하게 다루고 있어 의미를 더해 주고 있다. 여교장은 '이야기로 풀어가는 실력한자'(어문교육사,2003)를 집필하고 이 책으로 지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