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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교육장 공모제'로 가려면…

서울시교육청은 공정택 교육감이 인사행정의 투명성 등을 위해 취임 당시 공약으로 내걸었던 '교육장 공모제'를 실시한다고 한다. 시교육청은 다음달 말로 정년퇴임하는 남부교육청 교육장 후임자를 24일까지공모, 선발할 계획이라고 한다.

교육장을 임명제에서 공모제로 하는 것은 큰 변화가 아닐 수 없다. 환영할 만한 정책이다. 물론 이는 서울시교육청에서 처음으로 실시하는 것은 아니고, 전북도교육청을 비롯해 일부 시·도 교육청에서 이미 지난 99년부터 실시해 오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신청자격은 관내 초등학교 교장 경력이 1년 이상이고 장학관이나 교육연구관을 1년 이상 지낸 자여야 하며 교육행정능력이 우수해야 한다고 한다. 100% 공모제라고 할 수 없는 조건이다. 일단 교장이나 장학관, 교육연구관을 지내지 않은 사람은 교육행정 능력이 우수하고 우수하지 않고를 떠나, 신청조차 할 수 없는 것이다.

교육경력을 몇 년 이상 또는 교육행정경력 몇 년 이상 중 어느 한쪽만 만족하면 되는 것으로 해야 한다. 반드시 교장을 해야 한다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다. 교장을 한 사람만이 교육행정능력이 우수하다고 할 수 있는가.

또 장학관이나 교육연구관을 지낸 사람만이 교육행정능력이 우수하다고 할 수 있는가. 교장을 하지 못하고 장학사나 교육연구사를 지낸 교감은 교육행정 능력이 떨어지는가. 일선현장에서 교감으로 승진한 경우는 교육행정능력이 떨어지는가. 현재 장학사로 일하는 전문직들은 교육행정 능력이 떨어지는가.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도리어 실무를 도맡아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장학사들의 능력이 더 뛰어날 수도 있는 것이다. 교장보다는 교감이 도리어 현장감이 있어서 교육행정 능력이 우수할 수도 있는 것이다.

향후에 공모직위를 확대해 나가기 전에 반드시 해결되어야 할 선결 과제이다. 공모제에 신청할 수 있는 자격을 완화해야 한다. 능력있는 인사를 발탁하기 위한 제도라면 기존의 관념을 깨기 전에는 성공을 거두기 어려운 것이다.

교육감에 출마할 수 있는 자격에 교장, 장학관, 교육연구관을 지낸 사람이어야 한다는 조건이 있는가. 교육경력만을 자격요건으로 하고 있다. 그런데, 교육장에는 특별한 제한을 둔다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 진정한 공모제는 많은 사람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인재는 찾을 때만이 나타나는 것이다. 숨은인재를 찾아서 쓸수 있는 지혜를 발휘하는 서울시교육청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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