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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리포트(미분류)

주5일 수업제, 좀 더 멀리 볼 수는 없을까?

방학 중인 초중고 학교에서 지금 가장 바쁜 사람은 누구일까? 교무부장이다. 매일 출근하여 2005학년도 주5일 수업제에 대비한 연간 학사일정과 수업일수, 수업시수 확보하느라 머리를 짜내고 있다.

한편, 20일자 신문 보도를 보니 초중고교생 학력 저하로 고민해온 일본 교육당국이 우리나라와는 달리 주요 교과목 수업시간을 늘리고 토요 수업을 부활하기로 했다고 한다. 학력 중시 위주로 교육 방침을 크게 전환한다는 소식이다.

리포터는 상반되는 두 사실에 주목하면서 문득 1970년대 후반, 초임 발령 당시 가족계획 표어인 ‘아들 딸 구별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와 몇 년 후 '둘도 많다'가 떠올랐다. 그 당시 교육은 국가 시책에 적극 호응하여 학생들에게까지 가족계획을 철저히 학습시켰던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평균수명의 연장과 저출산율로 인구문제가 국가적 과제로 심각하게 대두되었다. 통계청 발표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2000년에 이미 고령화사회가 되었고 인구는 2020년을 정점으로 감소세로 돌아선다는 것이다. 그 대책으로 출산 장려 정책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초임교사 시절 국가시책은 지금와서 보면 ‘잘못된 것’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국가가 미래를 좀더 멀리 내다보지 못하고 근시안적으로 몇 년 앞의 문제만을 해결하려다 보니 그렇게 된 것이다. 멀리 내다 보지 못한 국가 시책이 현재 또 다른 문제를 만들어 내고 말았다.

그러면 주5일 수업제 이야기를 하다가 왠 엉뚱한 가족계획 이야기를 하고 있는가?

다름 아닌 국가정책이 ‘좀 더 멀리 볼 수는 없을까’하는 안타까움에서다. 교육부에서 수업시수를 줄이지 않은 채 주5일 수업제를 시행한다 하니 많은 학교에서는 수업일수는 줄이고 토요일 수업을 평일에 분산하여 흉내만 내려 하는 것이다. 호박에 줄 근다고 수박이 되는 것은 아닌데도 말이다. 본래의 목적과는 반대로 학생의 학습부담과 교사의 수업 부담이 오히려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흔히들 말한다. 자존심 상하지만 우리가 일본의 뒤를 쫒아가고 있다고…. 주5일 수업제 또한 그렇다고 본다. 일본의 경우, 1987년부터 협력학교를 지정하여 월 1회 주5일 수업제를 연구하였고 1995년부터 모든 학교급에서 매월 둘째 주와 넷째 주의 토요일을 휴업일로 하는 주5일 수업제를 전국적으로 확대 실시하다가, 2002년부터는 매주 토요일을 휴업일로 하는 완전한 의미의 주5일 수업제를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 사립학교는 학력저하와 빈부격차의 심화를 이유로 동참하는 학교가 50% 미만이었다. 여하튼 공교육 차원에서 일본 교육당국이 추구해온 이른바 ‘여유 있는 교육’의 상징이 주5일 수업제였다. 그러던 일본이 지난해 12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학업성취도 국제비교 결과에 충격을 받아 학력 중시 정책으로 선회한 것이다.

여기서 리포터는 한 가지 제안하여 보고자 한다.

괜히 제 분수 모르고 선진국 따라가려 하지 말고, 여유 있는 척하지 말고, 다른 나라에서 시행 착오한 것을 본(本)인양 쫒아가지 말고, 우리 실정에 맞는 주5일 수업제를 운영할 수 없을까? 더 나아가 한 단계 건너뛸 수는 없을까?

주5일 수업제가 함의하고 있는 교육적 의의를 살리고 교육의 부작용과 역효과를 사전에 예방하여 주5일 수업제 흉내내기에 그칠 것이 아니라 제대로 시행할 정착안을 내놓아 점차 확대하자는 것이다. 아니면 주5일 수업제를 아예 건너뛰는 방안을 내어 놓던지…. 그도저도 아니면 주5일 수업제를 학교에 맡기든지…. 괜히 교육부가 움켜 쥐려고 하지 말고….

교육부에서조차 정책 추진 인프라가 구축이 안 된 상태에서 주5일 근무제라는 사회변화를 교육이 뒷북을 치며 쫒아가는, 허겁지겁하는 모습이 너무나 안쓰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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