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LG씨름단이 해체되면서 최홍만이라는 매우 장래가 촉망되는 유망주가 다른 팀으로 옮기지 않고 씨름과 이별을 고한 적이있다. 그 뒤 이중 격투기로 종목을 바꿔서 다시 운동을 계속하기로 하였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이 소식을 접한 국민 모두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을 것이다. 과연 씨름 선수 출신인 최 선수가 씨름아닌 다른 종목에서 성공을 거둘 것인가에 대한 기대감 보다는 회의적인 감정을 억누르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번에 새로 선임된 김진표 교육부총리의 인선을 최 선수와 비교한다면 지나친 비약일까. 경제계에서는 꽤나 전문적인 식견을 가지고 우리나라 경제 살리기에 많은 기여를 했다고 알고 있다. 그런데, 교육문제를 경제논리로의 해결을 기대하기 위해 새롭게 교육부의 수장으로 경제 전문가가 입각한 것이다. 최홍만 선수의 경우와 매우 흡사하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최 선수나 경제전문가인 김진표 교육부총리가 성공을 거두지 못하리란 법은 없다. 다만, 가능성에서 이 두경우는 확률이 희박하다는 것이다.
이중격투기만 평생토록 해온 사람도 정상에 서기 어려운데, 여태껏 씨름만 해온 사람이 어찌 이중 격투기에서 쉽게 정상에 설 수 있겠는가. 경제를 걱정하고 살리기 위해 노력한 경제 전문가가 어찌 교육문제를 쉽게 해결 할 수 있을 것인가. 씨름과 이중격투기의 근본이 다르듯이, 경제와 교육도 근본이 다를 것이다. 그렇게 서로다른 것을 쉽게 해결하는 것 자체가 무리라는 생각이다.
교육부총리는 투철한 교육철학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결단력과 추진력을 겸비하고 있어야 한다. 그동안 여러 전문가들이 교육부의 수장으로 일했지만 성공적으로 교육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던 것이 바로 투철한 교육철학이 부족했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나라 국민은 모두가 교육전문가이다. 최소한 표면적으로는 말이다. 교육 이야기만 나오면 서로가 열을 올리면서 다 한마디씩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우리 국민들이다. 그런데도 교육문제가 쉽게 해결이 안되는 이유는 전문가는 많지만, 교육에 대한 철학부족, 결단력과 추진력의 부족에 있다고 본다.
경제전문가가 교육을 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어떻게든 경제논리로 꿰맞추면 어설프지만, 제대로 돌아갈 수도 있다. 그러나, 경제논리라는 말 자체만으로도 거부감을 갖고 있는 것이 우리 교원들의 현재 상태이다. 야구감독으로 성공을 거둔 김응용 감독이 축구감독이 된다면 그 팀이 야구처럼 우승할 수 있을까. 아마도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염려는 필자 뿐 아니라 대부분의 교원과 교육전문가 나아가서는 국민들이 공감하고 있을 것이다. 따라서 새 교육부총리의 어깨는 그만큼 무거워 질 것임에 틀림이 없다고 본다. 염려속에 우리는 기대를 하고자 하는 것이다.
필자는 이 지면을 빌어, 이제 막 입각한 교육부총리에게 지극히 당연한 몇 가지의 소망을 전하고자 한다.
첫째, 교육부는 경제를 다루는 곳이 아니고 교육의 문제를 다루는 곳이다. 그동안의 경제논리로 시장경제의 원리를 적용하지 말고 교육논리로 모든 문제를 고민해 주었으면 한다.
둘째, 투철한 교육철학을 갖추고 결단력과 추진력을 갖추기를 기대한다.
셋째, 어느 하나의 문제만이라도 확실하게 해결하도록 했으면 한다. 많은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하려 한다면 언제 또 부작용이 나타날지 알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넷째, 현장 교원은 물론, 학부모 학생들의 의견을 꼭 참조해 주었으면 한다. 교육부 내에서만 의견 수렴을 할 것이 아니고 교육부의 밖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관심을 가져 주었으면 한다.
교육문제는 하루 아침에 해결이 될 수 없다. 그것이 가능했었다면 이렇게 교육문제가 산적해 오지 않았을 것이다. 이미 다 해결 되었을 것이다. 긴 안목을 가지고 노력하는 교육부총리와 교육인적 자원부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