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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리포트(미분류)

교감과 미니스커트

교육계에서 이심전심으로 통하는 명언 하나.

“교감 재직기간과 여자의 미니스커트는 짧을수록 좋다.”

누가 처음 만들어냈는지 모르지만 비유도 그럴 듯하다. 공감대가 형성되어서인지 교감 자격연수 때에는 단골로 등장하곤 하는 말이다.

이 말의 속뜻은 교감의 위치가 마치 샌드위치처럼 교장과 교사 사이에 끼어 있어 업무를 수행하다 보면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종종 발생할 뿐만 아니라, 양쪽을 모두 만족시키기 어렵고 또, 한 쪽 편만을 들 수도 없고…. 여하튼 잘하건 못하건 간에 욕먹기 십상인 자리가 바로 교감 자리이기 때문에 이런 말이 나온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어떤 사람은 ‘교감은 교장의 보좌 역할로 결재권이 없으며 오로지 교장의 지시를 받아 움직여 권한이 없다’고 혹평하기도 한다. 그러나 교감은 학교의 차상위 관리자로서 교장과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학교 경영을 보좌하고 구성원들 상호간의 의견을 종합하여 학교장과 협의하는 등 학교내의 모든 교육활동이 원활히 이루어지도록 하는 위치에 있는 것이다.

경기도 S중학교(43학급)에 근무하는 교육경력 28년차의 Y교감(48세).

그는 지난 겨울방학 때 이루어진 교직원 연수회를 추진하면서 교감 역할의 중요성을 실감하고 교감의 교육관(敎育觀)이 단위 학교 교육 방향에 큰 영향을 미침에 스스로 놀라고 말았다. 교감의 교육에 관한 생각이 교직원 연수회에 그대로 반영되었기 때문이다. 물론 여기에는 교장의 올바른 교육철학과 리더십이 전제되어야 함은 말할 필요도 없다.

그 동안 악습처럼, 관례적으로 굳어진 교직원연수회는 교사들의 뇌리 속에 잘못 인식된 것도 사실이다. 예컨대 ‘형식상으로만 연수지 실제는 먹고 마시고 노는 것이다’ ‘관리자가 교사들의 노고에 대해 위로하고 격려하는 자리다’ ‘교직원 단합 및 친목 도모 행사다’ ‘오랜만에 바깥 나들이하면서 지친 심신을 추스르는 행사다’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자리다’ 등.

주무를 맡은 연구부장(여, 41세)이 추진 과정에서 교직원 의견 수렴, 연수 목적에 따른 장소 선정 및 사전 답사(대천 한화콘도), 연수 내용 분담, 참석률 90%, 자세한 계획도 돋보였지만 실제 이루어진 연수 자체가 알차고 진지해 소속 구성원 스스로도 교직원 연수회를 새롭게 바라보게 되었고 교사로서 자부심도 갖게 되었다. 연수회에 대한 그 동안의 잘못된 인식을 일시에 불식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제1일 토의 시간에는 세미나실 열기가 넘쳐 계획된 2시간이 부족, 식사시간이 늦춰질 정도였다. 학년부장 두 분의 학년초 학급관리의 실제와 학년중심제의 장단점, 학급담임 여섯 분의 학급 운영사례, 연구부장의 연구수업 발전 방안 등. 발표 후 질의 응답 그리고 이어진 토론…. 대만족이다.

소속 구성원들이 교육활동의 문제점을 찾아 개선하며 교육의 질적 발전을 도모하려는 열의와 그 실천 의지를 보았다. 교직원 연수회, 본래의 의미가 살아난 순간이었다.

1박 2일간 동참한 행정실장(47세)의 말이 자화자찬이지만 걸작이다.
“교육행정직 27년만에 이런 교직원 연수회 처음 보았다”

교감 위치, 길고 짧음을 떠나 참으로 중요한 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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