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라도 이렇게 공부하게 된 것이 가슴 뿌듯합니다. 학업의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어요. 자식뻘 되는 학생들과 어울리다 보니 마음까지 젊어지고 있습니다.”
56세의 나이로 고교를 졸업하는 황하수(사진)씨는 지난 3년간의 학창시절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학업의 어려움보다 아름다운 추억만을 간직하고 있는 얼굴 표정이다.
지난 4일, 수원 삼일공업고등학교(교장 李康仁)의 졸업식이 황씨에게는 매우 특별한 날이었다. 만학도로서 꿈을 이룬 이 날은 경영인으로서 성공보다 훨씬 보람차고 가치가 있었기 때문이다.
충남 당진 출생으로 중학교는 졸업했지만 가정 형편이 어려워 고교에 진학하지 못한 채 곧바로 직업전선에 뛰어든 그는 많은 고생 끝에 현재 중소규모의 제과업(호미제과)을 운영하는 어엿한 사장이 되었지만 마음 한 편에는 학업 중단에 대한 아쉬움과 미련이 늘 자리잡고 있었다.
더욱이 지역에서 방범자문위원과 자치위원장 등을 맡게 되자 학업에 대한 열망은 더욱 높아졌고 2002년 3월 삼일공고 야간 산업체의 문을 두드리게 되었다. 적지 않은 나이에 회사 경영과 학업을 병행한다는 것이 결코 쉽지만은 않은 일이었지만 과감히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황씨를 직접 가르친 이 학교 전기과 박종준 부장(53세)은 “황씨는 학습 태도나 생활태도 면에서 매우 모범적입니다. 학생들에게 인생 대선배로서, 아버지처럼 자상하게 상담을 해주거나 진로 선택에 도움을 줄 때는 지도교사의 마음이 흐뭇해집니다.”라고 말했다.
이 같은 황씨의 노력은 결실을 맺어 졸업식에서 교육감 표창을 받는 영예를 안았다. 현재 황씨는 오산대학교 프랜차이즈경영학과에 장학생으로 합격한 상태다.
사회적으로 성공하였다 할지라도 배움에 대한 자신이 없으면 위축되는 것이 우리네 삶의 현실이다. 황씨의 행실은 학업을 게을리하는 학생들에게 커다란 귀감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