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잇단 학교시험 답안 대리작성의 문제가 교육계 뿐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이러한 일들이 발생한 것에 대하여 교사의 한사람으로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향후 이런 일이 재발되는 일은 절대로 없어야 할 것이다. 교사들 모두가 반성과 함께 새로운 사명감으로 무장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이번 일이 발생한 원인과 경위는 좀더 지켜보면 자세한 결과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서울시교육청에서도 재발되는 일이 없도록 철저한 조사와 함께 후속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은 매우 반갑고 환영할 만한 일이다.
그중에서, 재발방지 조치로, 금년부터 학교의 정기고사에서 "담임은 해당학급의 감독을 할 수 없도록 한다"고 발표하여 각 언론에 보도가 되었다. 일반국민이나 학부형들이 볼때, "진작에 그렇게 했어야 한다"라는 인식을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담임교사를 해당학급의 시험감독에 배정할 수 없도록 조치하는 것은 새로운 조치가 아니라고 본다. 오래전부터 일선 학교에서는 담임교사를 해당학급의 시험감독배정에서 철저히 배제해 오고 있다. 실제로 필자가 근무했던 학교에서는 15년 전에 이미 담임교사를 해당학급의 시험감독배정에서 배제 했었다. 그 후에도 담임교사가 해당학급의 담임으로 배정하는 것을 본 기억이 거의 없다.
시험감독 배정에서 해당학급에 담임교사를 배정하지 않도록 한 것은 새로운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완벽한 방법도 아니다. 다만, 교사들에게 학생들의 성적을 어떤 방법으로든지 실제와 다르게 조작하는 행위는 절대로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는 것에 대하여 경감심을 주기 위한 조치로 보겠다.
한편, 시험감독을 교사가 바꾸고자 할 경우는 반드시 학교장의 결재를 얻어야 한다는 발상 역시 매우 바람직한 발상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런데, 학교에서 고사기간 중 시험감독이 바뀌는 경우는 거의가 해당교사의 감작스런 사정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미리 작성된 학급을 바꾸는 경우는 부득이하게 급히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가령, A라는 교사가 학교에 출근하는 도중에 갑작스런 접촉사고가 일어났다고 할 경우, 그 교사는 학교에 연락을 취할 것이고, 담당교사는 급히 감독을 교체하게 된다. 이런 경우, 학교장의 결재를 얻는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즉, 해당교사가 학교내에 없고, 시험은 바로 시작될 시점이라면 "반드시"결재를 받지 못하고 감독에 임할 것이다.
이 방안이 얼핏 보기에는 매우 현실적인 방안으로 보일 수 있으나, 실제로는 실현이 불가능할 경우가 더 많이 나타날 것이다. 일단 감독을 하고 난 후, 그에 대한 사후결재를 얻는다면 가능할 것이다.
학교성적의 부정을 100% 없애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본다. 학교에 대한 학부모와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문제를 한 두가지 규정을 강화한다고 해서 해결될 것으로 보아서는 안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교사의 양심 문제라고 보겠다. 교사가 양심을 걸고 노력해야 효과적인 것이다.
이런 시점에서 이미 일선학교에서 많이 지키고 있는 담임교사의 해당학급 담임 배제 보다는 교사들의 의식 개혁에 더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실행하기 쉽지 않은 방법을 제시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차라리 이와 관련된 일선학교 교사들의 연수가 더 급선무라 하겠다. 시간이 촉박한 것이 사실이지만, 2월 중으로 학교별로 1-2회의 연수를 실시하여 교사들의 정신무장을 새롭게 하는 것이 오히려 효과적인 방안이 아닌가 싶다.
인위적인 문제해결 보다는 자연스럽게 스스로 깨닫고 스스로 지키기 위한 방안이 더 절실한 시점이라고 보겠다. 확고한 의식을 가진다면 이와같은 일은 절대로 재발되지 않을 것으로 확신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