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7일 한국정책학회에 의뢰해 제3회 지방선거에 참여한 한나라당, 민주당, 자민련, 민노당 등 4개 정당의 주요공약을 분석한 결과, 각 정당이 공약을 득표활동을 위한 하나의 전시물로 취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선관위는 이날 내놓은 '2002년 지방선거 정책공약 비교분석집'을 통해 "각 정당이 10대 중점정책공약을 선정하면서 구체적이고 개별성이 있는 정책 공약 중에서 최우선 순위에 있는 공약을 제시하기보다는 포괄적인 정책공약을 10대 중점정책공약으로 제시했다"며 "실현가능성과 실현의지를 유권자들에게 제시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교육, 자치행정 등 7개 분야에 대한 정책공약에서 각 정당은 장밋빛 정책만 남발했을 뿐 구체적인 실현방안 등은 제시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문과 관련 한나라당은 교육재정 7% 확충, 학급당 학생수 5년내 30명 수준으로 감축 등의 정책을 내놓았지만 이를 포함한 모든 세부 정책공약에 재원조달 방법이나 유관기관과의 협력 및 실현 방안 등을 적시하지 않았다.
자민련은 재원조달 방법과 구체적인 실현 방법은 물론 정책의 목표나 추진 배경마저도 설명하지 않은 채 정책 내용만을 설명해놓았다. 민주당은 정책 목표나 실현 방법, 예산확보 방안 등을 제시했지만 교육정보화와 관련 에듀넷을 이용한 학습능력 배양 등 부실한 답변도 적지 않았다.
선관위는 이같은 공약 남발을 막고 정책 선거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개별정책의 실현 가능성과 예산계획의 구체적인 제시 ▲선심성 정책 제시가 아닌 항시 정책 연구·개발 체제 유지 ▲공약 이행 여부에 대한 자체조사 및 미준수 공약에 대한 해명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자료집은 선관위 홈페이지(www.nec.go.kr)를 통해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