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0일, 교육인적자원부는 최근 잇따라 불거진 교원의 성적 조작 비리와 성적 부풀리기를 막기 위해 '학업성적 관리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이 대책은 일선 학교에서 끈질기게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성적비리관련 문제로 인해 2008학년도 이후에 실시될 내신 비중을 확대한 대입제동의 실효성이 떨어질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에 마련된 것이라고 한다.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성적 관련 비리에 직, 간접적으로 관계된 교원은 교원의 자격 자체가 박탈되어 다시는 교단에 서지 못한다. 지금까지는 학교를 떠난 교원도 다시 임용시험을 통해 교단에 서거나, 사립학교 임용이 가능했었다. 또한 교내 시험에서 부정을 막기 위해 교사 2명이 시험을 감독하고 학부모도 보조감독으로 참여시키는 방안이 추진된다.
그밖에 학교의 성적관리위원회의 기능을 강화하여 실질적인 성적관리가 이루어지도록 하며, 학생수가 많은 경우는 시험을 오전, 오후로 나누어서 치루도록 했다.
그동안 고심한 흔적이 많은 대책임에 틀림이 없다고 보여진다. 그러나, 성적비리의 원인 파악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생각이다. 최근의 성적비리 관련 의혹들이 교원과 학부형이 연루되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물론, 첫번째의 책임이 교원들에게 있는 것은 사실이다. 교원들이 자성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할 것이다. 그러나 모두 교원들만의 책임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학부모의 유혹에 교원들이 넘어가는 것도 문제이지만, 내 자식만 잘 되면 그만이라는 식의 학부모의 태도도 상당한 원인을 제공한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학부모의 의식변화가 우선되어야 성적비리를 뿌리뽑을 수 있을 것이다.
이번 대책에서 교원에 대한 처리대책만을 발표한 것은 납득이 잘 안되는 부분이다. 관련 학부모에 대한 내용도 포함되었어야 옳다. 가령, '해당 학부모의 자녀들은 대학입시에 몇년 동안 응시하지 못하도록 한다' 거나, '대학입시에서 불이익을 준다'는 등의 대책이 필요한 것이다. 또한 '해당 학부모는 경, 중을 가리지 말고 반드시 사법기관에 고발을 한다'는 등의 대책도 포함이 되었어야 옳다.
또한, 시험감독을 교사 2명이 하도록 하였는데, 필자가 근무하는 학교의 경우 27학급에 교원이 48명(교장, 교감, 양호교사 포함)이다. 27학급에 2명의 시험감독이 들어가야 한다면, 매교시당 54명이 필요하게 된다. 교장,교감,양호교사까지 감독에 참여해도 교원이 부족하다. 시험기간 내내 쉬지 않고 감독을 해도 요건 충족이 안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시험을 오전과 오후로 나누어서 실시할 수 밖에 없게 된다.
그러나, 학급수가 많지 않은 학교의 경우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의 문제가 나오게 된다. 교원의 수는 학급수에 따라 일정 비율로 정해져 있다. 따라서 학급수가 적은 학교는 상대적으로 교원수도 적다. 얼마 안되는 학급을 위해 시험을 오전, 오후로 나누어 치룬다는 것은 시간낭비, 인력낭비일 수 밖에 없다.
학부모의 참여도 마찬가지이다. 이미, 서울시내 학교에서는 수년전부터 이 제도를 시행했었다. 현재도 간혹 시행하는 학교가 있다. 그러나, 감독을 담당함으로써 받는 정신적, 육체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학부모들이 많다. 학부모 감독관을 위촉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로 인해 많은 학교들이 중도포기한 방법이 학부모 감독관 위촉이다.
시험감독을 몇명응로 늘리느냐 보다는 교사들의 연수가 필요하다 할 것이다. 연수를 통해 확실한 사명감을 갖추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이런 측면에서 볼때, 관련 연수를 확대한다는 대책은 바람직하고 기대되는 대책이라 하겠다.
학교성적비리는 반드시 뿌리 뽑아야 한다. 교육당국, 일선학교, 교원, 학부모, 학생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 실현이 가능할 것이다. 재발 방지를 위한 모두의 노력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라 하겠다. 이를 토대로 더 나아가서는 대입제도의 근본적인 개선이 요구된다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