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전국의 초·중·고월1회 주5일 수업제를 실시하게 되어 있다. 이제는 이 사실을 학생은 물론, 학부모와 일반국민들도 대부분 알고 있다. 본격적인 주5일 수업제 실시에 앞서 부작용을 최소화 하기 위해 올해는 우선 월 1회 실시하고 서서히 그 횟수를 증가시킬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교육청 관내의 초·중·고에서는 형제, 자매의 일정을 맞추기 위해 매월 마지막 주를 월 1회 휴업일로 하였다. 이제 다음주 토요일인 26일이 되면 역사적인 주5일 수업제의 첫번째 휴업을 실시하게 된다.
월1회 휴업과 함께 학생이 있는 곳에는 교사가 함께 있어야 한다는 논리에 의하여 휴업일에 등교하는 학생들을 위해 학교에서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해 놓고 있다. 영화상영, 컴퓨터실 개방, 영어회화, 요리실습 등이다. 필자가 근무하는 학교에서도 역사적인 첫번째 휴업일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학생들이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주에 휴업일에 등교할 학생들을 조사하였다. 그런데, 왠일인지 등교하겠다는 학생들이 거의 없었다. 대략 1개 학급에서 1명만 등교해도 30며명이 될 것인데, 사정은 그렇지 않다. 단 한명도 없는 학급이 상당수 있다. 있어도 1학년 중심으로 학급당 1명 정도가 대부분이다.
사정은 다른 학교도 별반 차이가 없다. 인근에 있는 K중학교와 D중학교도 등교를 원하는 학생이 거의 없는 실정이다.
그러나, 교사들은 이미 연간 계획에 의해 전체 교원을 8개조로 나누어 근무조를 편성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교원수가 50명 정도 된다면 휴업일마다 6-7명의 교원이 출근을 하여 학생들을 지도해야 한다. 그런데, 지도할 학생이 거의 없게 되었다.
이러한 현상은 이미 예견된 것이었다. 초등학교의 경우는 그래도 등교하는 학생들이 많겠지만, 중학교 이상에서는 등교할 학생이 거의 없을 것이라는 것을 교원들 모두가 우려했던 바이다. 현재는 중학교 1학년 학생들 중 극히 일부가 등교 신청을 했지만, 4월, 5월로 가면서 그 인원은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토요휴업일의 학생지도에 대한 방안을 새롭게 할 필요가 있다. 각급학교에서는 더 많은 학생들이 등교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좀더 다양한 프로그램의 개발과 학생 및 학부모의 의식 변화가 요구된다.
놀러가는 학교를 왜 가느냐 하는 식의 인식은 바람직하지 않다. 학교역시 학생들이 등교를 하지 않더라도 가정에서 스스로 학습을 할 수 있는 사이버 가정학습 프로그램 개발등의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학교 홈페이지를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방안도 하나의 방안이 될 것이다.
사이버 가정학습을 위해 원격교육프로그램을 구입하여 교사들이 학습자료를 개발하고 직접 강의하여 홈페이지에 올리는 방안이 정착된다면 학생들이 굳이 학교에 나오지 않더라도 소기의 학습효과를 거둘수도 있는 것이다.
주5일 수업제의 첫번째 휴업, 학생들이 없는 곳에 교사만 있는 꼴이 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