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은 어떠한 경우도 용납되지 않습니다. 우리모두 즐거운 학교생활을 위해 학교폭력을 예방하고, 그동안의 학교폭력은 자진신고합시다"
3월 22일 오전 8시, 서울 강현중학교 정문 앞의 모습이다.
이 학교 생활지도부장 및 교사, 경찰관, 학부모가 함께 교문에서 피켓을 들고 학교폭력 예방에 관한 홍보활동을 하고 있었다. 인근의 상도3동 파출소에 근무하는 경찰관 다섯명과 학부모, 이 학교의 생활지도부 교사들이 합동으로 홍보활동을 하였다.
처음에는 무슨일이 있는가 싶어 모여들었던 학생들과 인근의 주민들은 홍보활동임을 알아차리고 삼삼오오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정말로 학교폭력이 심각하긴 한 모양입니다. 저렇게 경찰관까지 나와서 홍보활동을 하는 것을 보니...." 인근 주민의 이야기이다.
"학교앞에 경찰이 나타나니 무섭기도 하지만, 그래도 직접 경찰관들이 나서는 것을 보니 앞으로는 안심하고 학교에 다닐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학교 2학년 L양의 이야기이다. 덧붙여서 L양은 "정말이지 학교폭력은 사라져야 합니다. 이렇게 시작한 것이니만큼, 반드시 뿌리뽑아 주셨으면 좋겠습니다"라고 소망을 이야기 하였다.
그러나, 이런 활동을 모두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것 같지는 않았다. 이 학교 K교사(40)는 "이제는 학교앞까지 경찰들이 나오고, 정말로 학교가 제 기능을 잃어가는 것 같다. 학교가 본래의 기능을 찾기 위해서는 교사와 학생, 학부모가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다"라면서 다소 무거운 표정을 지었다.
다른 교사들도 "학교의 문제를 학교에서 해결할 수 있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나중에는 경찰이 교실에서 학생들을 감시하는 중에 교사가 수업을 해야 하는 시대가 오는 것 아니냐"면서 염려를 하는 분위기였다.
학교폭력은 어떤 경우든 용납될 수 없다. 따라서 학교내에서 해결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이를 위해서는 교사, 학부모, 학생들이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한다. 경찰의 도움은 최후의 방법이 되어야 한다. 학교문제의 해결은 교육당사자들이 해야 한다. 모두가 슬기롭게 대처해야 하는 시점이 아닌가 싶다.